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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by 허니모카


내 안부를 궁금해하지 않는 너에게

먼저 네 안부를 묻는다.

관계의 지속이란 노력에 의한 것인지 애정에 의한 것인지 의구심이 들 때, 쌓인 시간과 남은 지인이 반비례한다.


물건에 감정을 싣지 않지만

네가 아주 오래전 만들어 준 카드는 따뜻함으로 남아있다. 지나간 말보다 더.

어느 순간, 친밀함은 얕아지는데 안 시간은 너무 쉽게 쌓인다. 그럼에도 시간이 주는 숫자의 힘은 생각보다 세다.


안부를 묻는 이유가 관계의 유지가 돼버려

그 끈을 계속 묶는 자는 이유를 잃어간다.


잘 지내, 이후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관계.


네 안부를 내 속에 묻는다.







그림 Xuan Loc Xu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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