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연재 중
달팽이엄마와 딸의 우당탕제주살이
03화
실행
신고
라이킷
42
댓글
22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병 밖을 나온 루기
Dec 01. 2024
나도 내가 이렇게 겁이 많은 줄 몰랐지
제주의 숙소 편 2
두 번째 숙소는 너무 만족했던 곳이라 소개하고
싶다.
특히 미취학 아동과 엄마가 함께 하는 한달살이라면 더욱 추천한다.
애월읍
소길리
에 위치한 제주소소펜션이다.
이곳은 일단 내 마음을 편하게 하는 화이트 침구였다.
한달살이는 제주에 한 달을 살
러 간 것이지만, 여행의 형태를 띠게 된다.
그렇기에
동네 집 앞에
나가 놀듯,
어린아이들끼리
숙소 밖을
나갈 수가
없다
.
외출 시
항상
보호자가
함께
해야 한다는
말이다
.
일어나서 씻고, 옷을 입고, 아침을 먹는다. 하루의 여행 일정을 짜고, 필요한 짐을 챙겨서 여행길에 나서게 된다.
매일이 당일치기 여행
인 것이다.
여행을 준비하는
엄마들의 아침을 생각해 보라.
하아
,
챙길 것이 제법 많다.
그 시간 동안 아이들은
방한칸짜리 숙소
에서 '대기'를 하게 된다. 나는 이 시간이 참 아까웠다.
달팽이
같은
나의 준비
시간은
종종 길어졌다. 그것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반면,
이
숙소에
는 넓은
마당이
있어
,
아이들이
언제든 나가 놀 수 있었다.
숙소에서 마당을 찍은 사진
아침에
눈을
뜨면
내가 밥을 짓는 사이
아
이들은
잠옷
바람으로
나가서
킥보드도 타며
뛰어논다.
그리고 이곳이 아이들의 천국인 이유가 있었으니
사장님이
토끼, 말, 염소, 개 등
다양한
동물들을 기르고 계셨다
.
사장님이 기르신다고 하지만, 사실 그들에게 먹이를 주는 일은
아이들 몫이다
.
동물 먹이주기 체험 무제한 가능
태어난지 얼마안된 아기토끼도 있었다
매일
아침 9시면
무료
승마체험이 있었다.
첫째는
빠짐없이 승마체험에 참여했다.
반면, 둘째는
머무는 기간 동안
한 번도
말을 타지 않았다.
말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흥미가 없어서인지, 항상 승마체험을
거절했
다.
마지막날까지 끝내 한 번도 말에 오르지
않아서 속상하기도 했지만
,
다음을 기약했다
.
아이들이 잡아놓은 장수풍뎅이, 승마체험
대체로 만족한
이곳의 가장 큰 단점은
위치이
다. 살짝 외진 곳에 있었고, 산속으로 조금 들어가야만 했다. 혹시나 귀가가 늦어져 해가 진 뒤에 숙소로 돌아오게 되면
,
운전하는 길에 내린
짙은
어둠이
많이 무서웠다
.
하지만
막상 숙소로 들어오면 많은 아이들이
뛰어노는
풍경에 안심이 되었다.
안전하고
따뜻하며
편안한
숙소였다.
세 번째 숙소는 제주의 동쪽에 해당하는 세화해변 근처였다.
걸어서 5분이면
바다를
만날 수 있어서 산책하기 좋았다. 세화해변을 따라 작은 소품가게를 포함한 상가가 있고,
그
끝에는 시장이
위치해 있어, 세 곳의
숙소
중에서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동네였다
초중고
학교가 모두
근처에
있어
,
도서관이 있는 점이 특히 좋았다.
이 동네에
머무는 동안
한낮의 더위를
피해 책을 읽거나
도서를 대출하기도 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현무암 돌담이
나를
맞아준다
.
창문을 열면,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
여기 제주
'
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제주다운
풍경
을 가진 숙소를 찾았기에
그런 면에서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해가 있는 시간과는 달리,
이곳 역시
밤이 되면
또
다른 분위기가 된다
.
산속이 아니라 해변
근처
마을인데도
거리에
불빛이
거의
없었다
.
주변도
고요했다.
1층인
방에는 큰 창이
있다
.
밤에 아이와 셋이
숙소에 있노라면
막연한
무서움이
들기도
했다.
(귀신도 사람도 무서운 40대다)
한 번은 동네 근처
하나로
마트에
들어갔다
나왔더니
그사이
해
가
진 거다.
걸어서
집으로 가는 길이
칠흑처럼
어두워서
깜짝
놀랐다
.
휴대폰 플래시에 의지해
걸었다
.
무서워하는
아이들 앞에서
안 무서운 척했지만,
사실
나도
진짜 무서웠다.
남편 없이 아이들과 제주에서 지내다 보면
이유 모를
무서움과
불안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숙소 내에
공용 공간이 있거나 주인
이 함께 있는 곳이면 조금 안심이 됨으로 그런 곳을 추천한다.
바닷가 바로 앞
, 동물들과 함께 하는 키즈 펜션, 제주스러운
집
,
이렇게 세 가지의 특징을 가진
곳에서 묵었다.
세화해변 근처의 숙소에서
많은 짐을 풀고
,
다시 싸고
,
옮기는 것이
힘들
었다.
하지만
집을 옮길 때마다
매번 설레기도 했다.
다시 제주살이를 한다면 레지던스형
숙소
를 선택한다고
했다. 그런데
추억을 떠올리다 보니
이렇게 옮겨
다니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제주살이를 한번 더 하게 된다면 숙소에 대해서는 또
고민하게
될 것 같다.
고생했든
,
편하게
지냈
든
,
지나고 나면 모두
추억이
된다.
그러니
용기 내어
떠나는 것
자체로도
소중한 경험이
된
다
말할 수 있겠다.
커피, 책등이 있는 공용공간
keyword
숙소
제주
Brunch Book
일요일
연재
연재
달팽이엄마와 딸의 우당탕제주살이
01
손을 못 놓겠어요
02
나도 내가 이렇게 까탈스러운지 몰랐지.
03
나도 내가 이렇게 겁이 많은 줄 몰랐지
04
제주도 3주살이 숙소
05
이토록 운전이 즐거운 곳, 제주
전체 목차 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