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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병 밖을 나온 루기 Dec 08. 2024

제주도 3주살이 숙소

숙소 구하기 종결 편

숙소 편을 두 편으로 마무리하려 했는데, 혹시나 숙소를 정하는 과정이 궁금하신 분이 있으실까 하여 적어보려 합니다. 수요 없는 공급이면 어쩌죠? 그래도 쓰기로 정했으니 어쩔 수 없네요.

특별할 것은 없지만,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며 정리해 보겠습니다.


남편은 자영업자이고, 나는 가정주부이다.

그리하여, 가족여행은 대부분 남편의 일정에 맞추어 가게되었다.

여름휴가 시즌의 여행은 비싸고, 복잡했기에 우리 가족은 주로 휴가철을 피해서 여행을 다녀오곤 했다. 그러다 보니, 제주도 여행을 여름보다는 봄, 가을, 겨울에 더 많이 갔다.


우리 아이들은 물놀이를 좋아한다. 제주도 날씨 특성상 늦여름, 또는 초가을에도 물놀이가 가능하긴 하다. 제주도의 호텔에서도 계절에 상관없이 물놀이가 가능했기에 여름을 제외한 계절도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날씨와 상관없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계절은 단연 여름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한달살이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매일의 해수욕'이었다.


제주도 여행 관련 네이버 카페에, 현재 내 아이의 연령대를 고려하여 검색어를 입력한다.

예를 들어, '초등 바다 추천' 이런 식이다. 협재, 세화, 곽지, 김녕, 함덕, 월정리, 중문, 금능등 검색해서 나온 곳을 후보에 올린다. 제주지도를 보며 각 해수욕장의 위치를 대충 파악해 본다. 그중에 수심이 얕아 놀기 좋다는 금능바다로 정했다.


가고 싶은 바다를 정했으면 네이버 지도에 금능해수욕장을 검색한다


이때 휴대폰과 pc를 함께 이용하여 검색하면 좋다. 아이 둘과 함께 바다까지 걸어서 오갈 수 있는 숙소를 원했다. 휴대폰으로 지도를 확대해서 본다. 근처 숙소 이름을 파악한 후, 하나씩 차례로 pc를 이용해 검색해 본다.


해당 숙소의 평점을 확인하고 리뷰를 본다. 추천순 보다는 최신순으로 바꿔서 확인한다.

혹시 평점순으로 리뷰를 제공하면, 최하점부터 다.

소비자가 나쁜 리뷰를 남긴 경우, 나쁜 평점의 이유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서의 최하점인지를 보는 거다.

예를 들어 사장님의 불친절로 인해 평점이 낮은 경우, 나에게는 그 숙소를 거르게 되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청결, 안전 이런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면 그 숙소는 제외다.


그렇게 위치와 가격과 후기, 사진까지 모두 확인한 후 해당 숙소의 사장님께 전화를 건다.

1박 가격이 정해져 있지만 장기숙박, 현금결제등을 무기로 할인이 가능한지 여쭈어본다.

이때 중요한 점이 있으니, 있는 힘껏 혀를 짧게 말고 어깨를 잔뜩 들어 올리며 전화통화에 임해야 한다.


"사당님 안녕하세요. 제가 7월 15일부터 열흘간 묵고 싶은데욤. 혹시 사당님께 직쩝 송금 드리고 하면 할인해쭈실쑤 이쓰까욤? 앙앙."


장기투숙의 경우, 투숙객이 바뀔 때마다 청소해야 하는 업주의 일을 줄여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장님은 흔쾌히 할인해 주신다. 물론 나의 애교도 한몫했으리라.(밑져 봐 본전이니, 꼭 한번 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두 번째 숙소는 동물과 함께 하는 키즈펜션이라 선택했다. 일부 여행기간이 겹치는 지인도 같은 숙소에 방을 구했다. 두 방을 오가며 아이들 아침도 같이 먹이고, 편하고 즐겁게 잘 지냈다.


첫 번째, 두 번째 숙소가 서쪽이기에, 세 번째 숙소는 동쪽으로 알아보았다.

동쪽 작은 섬인 우도와, 유명 관광지인 스누피가든, 성산일출봉등에 가까운 곳을 후보지로 두고 살펴보았다. 그중 세화바다 근처로 정했다.


장난치는 아이들

여름방학은 성수기이다 보니, 3-4개월쯤 전부터 숙소를 알아보았다. 그럼에도  마음에 드는 곳에 방이 없을 수도 있다. 이경우 사장님께 빈방이 생기면 꼭 연락 달라고 부탁드리고, 생각날 때마다 전화해 예약 가능한지 확인했다.

대부분의 숙소가 한 달 전까지는 무료취소 가능하니, 한 달 전까지 이렇게 숙소를 정하면 된다.


여행 몇 달 전 예약이 이루어짐으로, 자세한 사항에 대해 사장님과 나의 기억이 다른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를 대비하여 통화로 나눈 내용을  정리하여 사장님 연락처로 문자를 보내놓는다.


여행은 준비 기간부터 여행 시작이라고 한다.

검색을 너무 많이 하다 보면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토 나올 것 같은 날도 있다.

사실 좀 귀찮다. 그러다 여행 후기 사진들을 찾아보다 보면 다시 설레기도 한다.


여행은 익숙한 일상보다 많이 걷고, 고된 게 사실이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 올곳이 쾌적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여행 시 숙소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한달살이를 하다 보면 솔직하게, 우리 집 방 한 칸만 한 이런 원룸에서 이게 뭔 고생인지 하는 생각이 든 날도 있었다. 호텔 로비와 부대시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기간을 줄이더라도 호텔을 이용할걸 그랬나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 내내 호텔에 머물었다면 편하게 잘 지냈겠지만(돈도 많이 들고), 아이들과 함께 우당탕탕한 다양한 기억은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불편하고 고생한 기억까지  추억이 되는 것이 여행인 것 같다.




브런치북에다 올려야되는데..이노므 손가락..포도나무님의 소중한 댓글이 날아갔네요 따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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