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일도 야외베란다에서 '먹는 즐거움'이란!
모두들!
저녁 먹게,
베란다로 나와요.
야채를 잔뜩 넣어 볶음밥을 만들었다. 서비스 소시지도 아이들에게는 특별하게 선사했다.
우리 집은 일주일에 한 번 스파게티를 먹는다. 새우를 잔뜩 넣고 집에 있는 남은 야채들을 넣으면 어느 정도 맛이 난다. 이케아에서 사 온 면이 일반 마트에서 파는 면이나 파스타보다 좀 더 쫀득한 식감이 있다. 알리오 올리오, 크림, 토마토소스 스파게티가 있는 날은 앤티크 접시도 꺼내고 와인잔에 음료도 따라 놓고 분위기를 낸다.
아보카도를 가득 넣고 발사믹 소스를 곁든 샐러드는 남편의 아이디어. 아보카도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토마토와 치즈에 소스를 함께 먹으니 아보카도의 맛을 이제야 알겠다. 가끔은 호주산 소고기를 굽기도 하고 지난 가을에는 대봉을 베란다에 두고 홍시로 만들어 먹었다.
치즈케이크는 우리 집의 단골 베이킹이고, 아이들은 밥 먹듯이 케이크를 먹으며 행복해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몇 년 만에 월남쌈을 만들어 먹었다. 한 시간은 채를 쳐야 할 정도로 손은 많이 가지만 야채를 듬뿍 먹을 수 있어 좋고, 남편에게 모처럼 식사 다운 식사를 대접하고픈 마음에.
엄마는 매일 다른 요리를 했다. 요리법을 개발하는 것도 좋아하고, 요리 레시피를 작성하는 것도 즐기셔서 요리 프로그램을 볼 때 엄마의 눈빛은 그렇게 빛났다. 그러다 보니 나는 한 가지 음식을 오래 먹지 못하는 부자병에 걸리고야 말았다. (어머니- 왜 저를 이렇게 만드셨나요.)
남편은 사골이고 된장국이고 한 달을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두 끼 같은 음식을 먹으면 벌써 물린다. 입은 다른 음식을 찾는다. 그래서 엄마처럼 인터넷을 클릭하며 레시피를 찾고, 맛집을 검색하면서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을 어렵사리 선별해 본다.
요리를 하는 시간은 즐겁다. 다소 수고스럽거나 뒷정리가 귀찮을 때도 있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기분과 감격이랄까, 이런 것을 포기할 만큼 요리에 들어가는 시간이 나는 아깝지가 않다. 더구나 아이들이 엄마가 만든 음식을 기다리고 "맛있어요!" 하며 먹어주니 나는 이 요리에 매진할 수밖에.
베란다에서 먹는 저녁은 참 맛있다. 해지기 전 6시 05분, 노을이 진다. 아이들은 "오늘 메뉴는 뭐예요?" 하고 낙랑한 목소리로 묻고 오늘의 음식이 베란다 식탁에 준비되면 우리의 만찬 시작. 큰 아이의 주문대로 오늘은 소고기 카레와 버터구이 감자를 만들었다. 꽤 괜찮은 조합인데 둘째 아이는 느끼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살이 안 찌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밖에서는 무엇을 먹어도 맛있다. 첫 캠핑을 갔을 때 겨우 텐트를 치고, 어둑해지는 바닷가 앞에서 라면을 먹던 그 바깥의 맛. 뭐가 뭔지 보이지도 않는 텐트 앞에서 눈물 나게 맛있던 라면과 우리들의 특별했던 시간. 지금 밖에서 먹는 저녁 또한 서쪽으로부터 바람이 불고 있어서, 어둑해지는 공기가 있어서, 우리가 함께라서 더욱 맛있다.
내일은 무슨 요릴 하지?
윽, 고민의 시간은 살짝 괴롭긴 하지만.
*남편의 '오후 4시의 영화'를 싣고 싶어서 제 글은 잠시 쉬었다가, 오늘부터 다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