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음을 느끼다
요즘 달리기를 한다.
달리기를 한지는 벌써 6개월이 다 되어간다.
어린 시절, 나는 달리기를 잘했다.
체력장에서 50미터, 100미터 달리기는 말할것 없고
오래달리기도 목에서 피내가 났지만,
1등급을 받아야만 했다.
그냥 내 기준에 나는 체육을 잘하는 사람이니까
1등급을 꼭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달리기 부심이 있는 내가
‘러닝’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에는 마음이 가지 않았다.
처음 내게 ‘러닝’을 권유했던 사람은 PT선생님이었다.
그 때 나는 내가 무슨 ‘러닝’을 하느냐고 반문을 했었다.
나를 ‘러닝’하는 사람으로 만드는게 목표라는 말에 반신반의했다.
그 말을 들었을 당시 나는 매일 만보걷기를 겨우 채웠다.
저녁마다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나와
걷기를 하는 것만으로 몸과 마음이 상쾌했다.
걷기를 하는 건 생각했지만,
뛰는 건 나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뛰고 나서 땀이나는 것도 불쾌했고,
내가 지쳐서 피곤해지는 것도 싫었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말씀해주신대로
2분 뛰고, 1분 걷기도 해보았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고
오히려 너무 힘들다고 느껴졌다.
그랬던 내가 둘째를 낳고
1년도 채 되지 않은 몸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첫 시작은 둘째를 낳고 변화하지 않는 몸무게를 보면서 달라지고 싶어서였다.
다이어트 목적으로 5분만 달리자는 마음으로
아침마다 운동화를 신고 나섰다.
5분을 뛸 때도 있었고, 10분을 뛸 때도 있었다.
그 시간동안 걷고 뛰고를 반복할 때도 있었다.
아기 키운다고 움직임이 거의 없었으니 이 작은 움직임으로 나에게 변화가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한달 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매일 애써서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했는데,
그 시간이 짧았던 탓일까.
변화가 하나도 없었다.
나는 그렇게 식단을 하며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러닝을 유지했다.
그러다 지인을 통해 ‘런데이’를 알게 되었고,
그 덕분에 체계적으로 30분 달리기를 시작했다.
지금 나는 30분 달리기 초보딱지를 떼었다.
이젠 30분을 쉬지 않고 달리는 사람이 되었다.
쉬지 않고 달리다보니
내가 진정 살아있구나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무념무상으로 달리는 기분을 느꼈다.
심지어 내가 달리기 대회에 나가
결승점을 통과하는 순간까지 상상이 되었다.
그 순간, 왜인지 모르겠지만 눈물이 났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뿌듯함 때문이었을까.
잘하는게 있어도 어릴때만큼 칭찬받을 일이 없다보니
달리기는 나에게 노력에 대한 보상을 주는 수단이 된 것 같다.
달리며 느낄 수 있다.
내 안의 생동감을.
내 안의 생동감을 느낀다는 것만큼 벅찬 감동이 없다.
내가 건강하기에 두 다리로 달릴 수 있고, 페이스를 유지하며 호흡을 할 수 있고, 목표한 시간동안 해낼 수 있다.
달리기는 분명 쉽지 않은 운동이다.
하지만, 해낸 후엔 뿌듯함이 밀려오는 정말 좋은 운동이다.
나는 달리기 덕분에 내 안의 기쁨과 뿌듯함을 만난다.
나는 달리기를 하며 주인공이 된다.
내가 달리는 곳 어디든 달리는 장소가 된다.
내가 달리는 곳에서는 나만의 달리기 이야기가 된다.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어서도
나는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