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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 마르 Oct 14. 2024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번역의 중요성

월요일 오전, 출근해서 책방 정리를 하고

포스를 키고 '한강' 으로 검색해 보았는데 책이 매진되었다. 혹시 <디 에센셜 한강 > 편이 있다면 구매하려고 했었는데 역시 남아 있을리 없지.

금요일 오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었다. 그 여파로 지금 한강 작가 작품이 모든 곳에서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출판사들은 기쁨의 축제 속에 열심히 인쇄소를 돌리고 있다고 한다.

한국 작가로는 첫 수상이라니 감격적일만하다.




사실, 이 수상을 지켜보며 번역가의 힘을 다시금 느꼈다. 고전문학 같은 경우도 여러 출판사에서 같은 책들이 나오지만 번역가에 따라 호불호가 있지 않은가.

한국어처럼 미세하고 섬세하게 여러 뜻을 담아내는 언어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번역가인 영국인 데보라 스미스도 노벨문학상을 통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그녀가 채식주의자를 발굴해 번역하고 출판사 접촉에 홍보까지 했으니 공신이라 할 수 있다.


1987년 영국 북부 사우스 요크셔에서 태어난 데보라 스미스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21세까지 오직 모국어인 영어만 할 줄 알았던 그는 번역가로 진로를 정한 뒤 영국에서 틈새시장이었던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런던대학교 소아스(SOAS)에서 한국학 석사, 박사 과정을 밟았다.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운 지 3년 만에 ‘채식주의자’를 만나 영문으로 번역하기 시작했다. 영국에서 이 소설의 매력을 가장 처음 알아본 스미스는 번역은 물론 출판사 접촉부터 홍보까지 도맡았다.
스미스는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소년이 온다’ ‘흰’ 등 한강의 다른 작품들도 영어로 옮겼다. 그는 한강 작품에 등장하는 ‘형’, ‘언니’, ‘소주’, ‘만화’, ‘선생님’ 등의 단어를 한국어 발음 그대로 번역해 주목받기도 했다. (출처 : 매일경제)


그 미세한 한국어 특유의 언어의 맛을 살리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문학은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암묵적 편견이 깨졌으니 그 공을 함께 받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데보라의 번역에도 오역이 있어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창조적이지 않은 번역이란 있을 수 없다” 입장을 직접 밝혔고 한강도 “번역가가 한국어가 서툴러 몇몇 실수를 했지만, 작품을 전달하는 데 결정적인 장애물이 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한강 작품은 공동번역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내/외국인 번역가들을 양성하는 [한국문학번역원 https://ltikorea.or.kr/ ]이 있다.

한국 문학이 세계로 뻗어갈 수 있게 시험을 거쳐 합격한 외국인 수강생들은 2년 정도 한국에 와서 생활비 지원을 받으며 번역 과정을 듣는다. 상당한 지원금이 필요하지만, 이렇게 세계 곳곳에 미래의 <채식주의자> 번역가 새싹들을 키우고 있다. 실제 이 과정을 들었던 프랑스인 지인이 있다. 그녀는 과정에서 다양한 번역 프로젝트를 과제로 해가고 작가도 만났으며 한국어로 시를 쓰기도 했다. 과정이 끝나 다시 모국으로 돌아간 그녀의 프랑스어로 번역된 한국문학을 기대해 보고 있다.


과거에 한국은 북한 키워드가 없으면 모르는 사람이 많을 정도의 나라였지만 국가적, 문화적 성장으로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지고 있다. 처음엔 드라마, 노래, 태권도 등의 관심으로 한국을 알게 되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을지 모르지만 언어를 배우며 한국을 깊이 알게 된다. 그렇게 번역가가 되는 경우도 있을지 모를테니 문화와 언어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오래전 뉴욕에서 받은 가장 큰 문화 충격 중 하나는 맨하탄 중심가 브라이언 파크 Bryant Park 건너편에 있는 일본 서점인 Kinokuniya New York 이었다. 일본을 본사로 두고 있고 뉴욕점에도 책, 만화, 잡지, 문구등을 판매하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일본판 /영문판으로 비치되어 있었고 수 많은 일본 문학, 만화들이 일본 원서 및 영어 번역본들이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캐릭터 상품들과 내부에 일본식 카페도 있는 큰 서점이었다.


그 당시가 2011년이었는데 그때 일본 문화의 저력과 질투심을 동시에 느꼈다. 가장 비싼 땅에 일본 문화를 알리는 장소를 당당하게 자리잡다니. 찾아보니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걸 보니 유지가 잘 된 것이리라.


여길 들린 사람들은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는 고객들은 물론 우연히 들어갔다가 흥미가 생긴 잠재 고객들이 생길 정도로 일본문화에 긍정적 이미지를 주는 곳이었다.


이 사례를 보며 한국을 알릴 수 있는 문화적 교두보 역할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책방이 해외로 나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려면 외국어로 번역된 한국어 문학책도  필요하니(한국어 원서도 같이 비치해도 말이다) 결국엔 번역가들이 중요한 것 같다. 우리의 보석같은 문학이 세계로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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