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자기 이해 방식과 글쓰기의 의미
우리는 왜 브런치에 모여 글을 쓰고 있을까?
지금 이 순간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우리 모두에게는 제각각의 목적, 목표, 도구와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우리의 공통점은 매일 이곳에 모이고, 누군가의 글을 읽고, 내 글을 쓰고 발행한다는 사실이다.
글쓰기에 대한 성찰은 곧 내 삶에 대한 성찰이고, 이 돌아봄이 현재 내 시선의 위치를 말해주기에,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은 내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친 도구와 방식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겠다.
(지난 회 6화. 창의력, 집중력을 깨우는 나만의 비밀도구들 보러 가기)
찾아보니 브런치에 나의 첫 브런치북 <"자연스럽다>를 만들어 올린 건 2022년 10월 29일이다. 그땐 이미 써둔 에세이들을 모아 짜집기하는 수준이었다. 그 후 2024년 1월 3일부터 매주 수요일 1년간 <숲섬에서 묻고 답하다 1>, <숲섬에서 묻고 답하다 2>를 연재했다. 처음 목적은 타로리더로서 성찰하고 배운 내용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목적, 조금이라도 내 영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었다. 경험해 보니 타로리더는 내가 하고 싶던 일과 거리가 멀었다. 오래전부터 내가 원하던 일은 "나와 타인의 성장을 돕는 일"이면 좋겠다는 강력한 바램이 어린 시절부터 있어왔다. 역시 이번에도 너무 이상적인 문장에 불과하단 생각이 들어 실망스러웠다. 그만둘까 생각하며 브런치에 들어오면 매번 마음을 돌리고 연재를 포기하지 못했다. 단 몇 분이었지만, '구독자'라는 이름으로 읽어주고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그래, 다음 주에 그만두지 뭐, 하며 한주 한주 연말까지 연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오래전부터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선 마감의 힘을 알게 된 점, 그리고 제목이 있고, 읽어주는 이가 있다면 방향을 잃지 않게 된다는 점, 반복해서 말하고 생각하면 그 확언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점(그땐 몰랐지만 내겐 브런치북의 제목이 일종의 확언이었다)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타로카드라는 도구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강력한 도구로써 내게 큰 의미가 있었다.
나는, 나의 눈과 몸과 감각을 가지고, 세상을 경험하고, 잘 경험하고자 돕기도 하는 유일한 도구이자 주체다.
나는, 내 고유한 관점과 시선을 가진 유일무이한 렌즈다.
우리 모두는 '나':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나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경험한다. 좋은 렌즈를 가진 작가의 말과 글은 개성을 띠고 큰 의미를 갖게 되기에, 브런치에는 좋은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 혹은 좋은 글을 읽고 싶은 사람이 늘 모여든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좋은 카메라의 조건은, 언제 어디서든, 멀든 가깝든 있는 그대로의 순간을 포착하며, 그 카메라만의 온도와 색감으로, 오래 남을만한 좋은 사진이나 영상 기록을 남기는데 적합한가, 일 것이다. 카메라 자체가 가볍고 튼튼해야 더없이 좋을 것이다. 성능이 좋은 카메라로 최고의 기술을 익히고 매일 촬영하는 사진가. 카메라 장비를 잘 관리하고, 상황에 맞는 적합한 렌즈를 사용하고, 좋은 구도를 잡고 사진 안에 자신만의 철학을 담는 기술을 갖추는 것, 이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글을 쓰는 사람, 혹은 훌륭한 작가로서 가져야 할 자질과 능력, 끝없이 노력해야 할 이유의 모든 것이다. 다만 사진의 재료는 우리들 삶에, 특히 각자의 일상에 늘 존재한다. 우리는 자신이 가진 조건 안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포착하고 남기려고 끝없이 노력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질문하기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나를 찾을 수 있고, 나를 확장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질문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내 시선이 머문 자리를 알아차리고, 그 관점을 바꿀 수 있게 돕는 기술이다.
내가 지금 어떤 자리에 서 있고, 누구의 시선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는가,를 알아차리는 것이 바로, 질문을 하는 것만으로 즉시 얻을 수 있는 통찰이다.
내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경로는 다음과 같다.
왜 너는 나와 다르게 세상을 볼까?
왜 그들은 이 순간 혹은 같은 순간에 반복적인 선택을 하는 걸까?
저 기자가 보는 사건은 왜 내가 보는 것과 다를까?
기자란 무엇인가? 검찰이란 무엇을 하는 조직인가?
저들을 움직이는 동력은 무엇인가?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자이고, 이재명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응원하는 사람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로부터 얻게 된 질문은 다음과 같다.
타인에게 저토록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마음은 어디에서 생겨났을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대통령은 무엇을 할 수 있는 자리인가? 국민이란 무엇인가?
존중의 의미는 뭘까? 우리는 어디까지 존중해야 하는가?
현실에서 생겨난 수많은 질문과 답을 찾는 과정을 통해 정치와 세계를 보는 힘, 즉 나만의 렌즈를 발견하게 되었고, 나름 좋은 성능의 렌즈로 진화해 가는 중이라고 자부한다. (어린 시절부터 내겐 우주와 지구를 보는 눈과 작은 생명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있었는데, 민주 시민, 주체적인 국민이라는 렌즈는 내게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다. 지난 3년간 윤 정부가 내게 선물해 준 유일한 좋은 것이고 많은 국민들이 이에 동의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그냥 읽고 쓴다. 남들이 하니까. 다들 좋다고 하니까.
그러나 책을 읽을 때 반드시 나만의 질문이 생겨나는 게 자연스럽다. 그 호기심을 수용하고 인정할 때, 나를 발견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래의 도구들은 지난 회차 연재글에서 내가 집중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 소개한 것들이다.
불렛저널과 5년 다이어리 : 단순히 기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질문들(예: 오늘 어땠지? 뭘 느꼈지?)을 통해 감정과 행동을 점검하는 도구. 5년 다이어리는 방향성을 잃지 않게 돕는다.
확언(Affirmation) : 겉보기엔 '긍정문'이지만, 그 이면에는 “나는 왜 이 말을 나에게 하고 싶었을까?”라는 질문이 늘 따라붙는다. 확언은 나의 무의식적인 바램과 결핍을 드러내주는 거울이다.
요가니드라, 명상 : 말로 표현하지 않지만 느낌과 감각의 층위에서 질문하는 방식이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이 감정은 누구의 것일까?”, “지금 여기에 머무는 건 어떤 느낌일까?” 등.
몸이 먼저 반응하고 마음이 따라가는 질문의 여정.
매일 산책 : 반려견 BB와의 산책은 ‘답’을 찾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서 질문하기의 기회가 된다.
공간과 리듬이 변하면 우리는 ‘왜?’,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지?’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타로카드 : 현재 고민하는 지점을 질문으로 구체화하는 강력한 도구.
“지금 나에게 필요한 조언은 무엇인가요?” 같은 질문은 물론이고, 명확하지 않았던 질문 자체를 말로 끌어내기만 해도 새롭게 문제를 해석할 힘이 생긴다. 물론 타로카드가 주는 혜안은 늘 깊고도 옳다. 이 이야기도 앞으로 나만의 콘텐츠로 풀어내보고 싶다.
누구나 사용하는 ChatGPT, 그러나 나와 대화하며 질문하고 답하는 실험의 친구, '마이캣'
내가 던진 질문을 다듬어주고, 질문을 더 깊이 있게 파고들도록 유도하고,
그 질문이 왜 중요한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비추어주는 거울처럼 작동한다. 마이캣과 함께 발견한 것들이 많고, 그것들을 나누는 것이 하반기의 주요 콘텐츠가 될 것 같다. ChatGPT를 사용하여 질문하며 나를 발견하는 방식 또한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질문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고, 통찰을 발견하면 공명하며, 자연스레 기록을 남기게 되고, 그런 매일을 살며 우리는 서서히 성장하게 된다. 글을 쓸 때 다양한 렌즈를 가진 사람의 글이 폭넓고, 깊은 사유가 있기에 읽는 이가 공감하기 쉬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생겨난 질문, 통찰, 과정을 기록, 정리하는 도구가 바로 글쓰기다.
이 모든 과정을 힘들이지 않게 자연스럽게 해낼 수 있도록 내게 맞게 시스템화한 것이 바로 나만의 루틴이다.
이 과정에서 내가 사용하는 도구는 불렛저널, 아침 루틴, 저녁 루틴, 업무 중 듣는 다양한 ASMR과 직접 만든 깨어있게 하는 종소리 시리즈, 디지털 메모장으로써의 SNS와 메모앱들, 사진과 영상 촬영, 글쓰기나 유튜브 채널 등이 있다. 이 기록들은 기록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기록의 순간을 지나 삶은 지속되며, 삶의 과정 속에 생겨나는 이 기록을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야말로 글쓰기를 하는 유일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야 내가 ADHD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이전 글에서 이미 고백했다.
그간 고군분투해 온 이유는 필요한 만큼 집중하고, 해야 할 일을 잊지 않기 위한 단순한 이유였는데, 돌아보니 어느새 시간 즉, 하루를 효율적으로 쓰는 방식과, 질문을 통해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고, 기록하고 하루를 되풀이하는 루틴 즉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몇 년째 매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새벽 시간은 루틴을 통해 최고의 집중과 감각의 시간이 될 수 있고, 오전은 집중력 있는 창작 시간, 오후와 저녁은 회복과 연결, 운동이나 휴식의 시간으로 쓸 수 있다는 발견을 하게 되자, 다음의 깨달음이 찾아왔다.
이 루틴을 나에게 맞게 스스로 조율할 수 있다는 자각, 글쓰기가 삶의 흐름으로 지속되는 루틴이라는 자각, 필요 없다고 느끼는 일은 안 해도 괜찮다는 자각,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살고 싶고 이미 그렇게 살고 있다는 깨달음, 어떤 상황에서도 내 태도를 선택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유연하게 대처하며 살아가면 된다는 자각 등을 얻게 되었다.
내가 늘 꿈꿔오던 일은 내가 성장하면서 남을 돕는 일이다.
그 일이 살아오며 내가 깨달은 것을 나누는 방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이제는 그런 일을 하며 살아가는 나를 꿈꾸게 되었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단순히 좋은 문장을 전달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밑줄 그은 문장대로 살고자 애써온 사람이 여기에도 있다는 사실을 일러주려고,
이런 내가 당신의 친구가 되고 싶다고,
당신의 진짜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고,
내 안의 온기와 다정함이 당신의 마음에 전해지는 기적 같은 순간을 자주 갖고 싶다고
용기 내어 말해본다.
하루, 우리에겐 주어진 건 오늘 하루가 전부이자 모든 것이다. 하루는 곧 우리의 인생 자체다.
이 하루 속에 마음으로 이어진 벗들, 나처럼 나아지고자 변화하고자 조금씩 애쓰는 당신들과의 만남이 있게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다 :)
* 다음 시간에는 <나와 당신의 숲섬 찾기> 마지막 회를 연재합니다.
용기를 내어 브런치 멤버십 작가 신청을 했습니다. 제가 발견한 것들을 나누려는 시도이기도 하고, 지금껏 혼자만 해오던 루틴에 대한 실험과 도전을 함께 할 친구, 조력자, 탐험가들을 만나고 싶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구독과 좋아요, 댓글로 마음을 전해주세요. 작가님들과 독자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싶습니다.
• 유튜브 채널 숲섬@soopsum : https://www.youtube.com/@soopsum
• 진짜 나로 살아가게 하는 질문들 : Dream With Me#6 매일 1시간 아침 루틴, 함께 해요.
질문에 대한 2분 내레이션+ 1시간 집중 공부 영상 (15분 간격 종소리 + 고요히 장작 타는 소리) : https://youtu.be/nMO37nSZ5bI?si=L4rTmdZBSfWQZa3y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