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너마저_속좁은 여학생
브로콜리너마저의 유명한 곡들도 많지만 오늘은 정생물의 숨듣명, 속좁은 여학생을 골라봤다. 요즘 뜨는 브런치북에 올라오는 글 제목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브런치에 올라오는 인기 많은 글들을 보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작가님들이 겪었던 힘들었던 일들을 적은 것이 많다. 투병, 이혼, 퇴사, 사별 등등을 다룬 글들에 라이킷이 쏟아지고, 돈을 결제하는 응원 댓글들이 줄줄이 올라오는... 힘든 일을 겪은 작가님들께 진심을 담아서 응원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안다.
고1 때 나는 전교 2등을 딱 한번 한 적 있다. 전교 1~3등을 하는 아이들은 거의 모든 선생님들이 기억을 하는데 나는 갑자기 떠오른 학생이었으므로 교실에 들어오는 선생님들마다 내가 누군지 물어보셨던 기억. 갑자기 관심을 받게 된 나는 그 뒤에 한 번도 전교 3등 안에 든 적이 없는 듯 하지만 한 번 2등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선생님들께서 기억해 주셨다. 나보다 훨씬 공부를 잘해서 서울대에 간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때 그 친구가 나에게 했던 질투 섞인 말을 나는 기억한다. 항상 전교 1~2등 했을 텐데 자기가 망한 시험에서 딱 한 번 1등도 아니고 2등을 한 친구에게 축하해 주긴 어려웠던 속좁은 여학생.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임용시험을 재수로 2번 만에 합격하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누군가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일이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위로해 주는 일보다 쉽지 않다는 걸... 내가 떨어졌던 첫 번째 시험에 나보다 대학 졸업 학점이 높았던 우리 동기 2명이 현역으로 합격했었는데 내가 과연 진심으로 축하를 해줬을까? 아니라고 본다. 내가 과연 합격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그 뒤에 삼수, 사수로 합격한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었을까? 경사는 안 챙겨도 조사는 챙겨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나는 조사는 챙기고, 경사는 꼭 챙겨야 진정한 친한 사이라고 생각한다.
남의 불행에 대해 갖는 은밀한 쾌감을 독일어로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고 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사촌이 땅으로 손해를 보면 은근히 기분이 좋아지는 심리. 남의 불행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상대적으로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감정. 샤덴프로이데를 검색하다가 보게 되었는데 러시아에서 전해오는 옛날이야기다. 우연히 마술램프를 발견한 농부가 램프를 문지르자 요정이 나타나 소원을 말하라고 한다. 농부는 "이웃집에 젖소가 한 마리 생겼는데 가족이 다 먹고도 남을 만큼 우유를 얻었고 결국 부자가 되었다"라고 말한다. 그러자 요정이 "그럼 이웃집처럼 젖소를 한 마리 구해드릴까요? 아니면 두 마리라도?" 하고 묻자, 농부가 이렇게 대답한다. "아니, 이웃집 젖소를 죽여주면 좋겠어."
나이를 먹을수록 속좁은 여학생에서 벗어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친구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내 일처럼 정말 기뻐해주고, 슬픈 일이 생겼을 때 곁에서 잔잔하게 위로해 주는 일... 나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는 친구가 좋다. 내가 슬픈 일이 있을 때는 감정적으로 예민하고 불안한 경우가 많아 그들이 날 응원하고 위로하는 마음이 오롯이 내 안으로 들어오지 않을 때가 많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축하해 주는 일보다 진심 어린 위로가 어려운 것 같다. 물론 내가 힘든 일이 있을 때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분들이 나를 사랑해 주는 고마운 분들이라는 걸 알고, 그분들께 받은 사랑을 나중에 보답하기 위해 기억한다. 나도 속좁은 정생물이라 친구들과 동료들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질투가 나서 제대로 축하해주지 못했던 일들이 많을 것이다. "있잖아 내가 만약에 내가 너에게 가슴 아픈 말을 했다면 잊어줘. 미안해 내가 그러려던 건 아니었어.“
https://www.youtube.com/watch?v=7eczaJ8XcRs
마음에 없는 그런 말 하고
돌아서면 더 힘들지
그런 건 너무 가슴이 아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오늘은
길었던 하루가 다 지나도
뭘 했는지도 모르겠어
그래 이런 건 너무 마음이 아파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오늘은
있잖아 내가 만약에 내가
너에게 가슴 아픈 말을 했다면 잊어줘
미안해 내가 그러려던 건 아니었는데
하고 전화를 할까 말까
길었던 하루가 다 지나도
뭘 했는지도 모르겠어
그래 이런 건 너무 마음이 아파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오늘은
있잖아 내가 만약에 내가
너에게 가슴 아픈 말을 했다면 잊어줘
미안해 내가 그러려던 건 아니었는데
하고 전화를 할까 말까
있잖아 내가 만약에 내가
너에게 가슴 아픈 말을 했다면 잊어줘
미안해 내가 그러려던 건 아니었는데
하고 전화를 할까 말까
있잖아 내가 만약에 내가
너에게 가슴 아픈 말을 했다면 잊어줘
미안해 내가 그러려던 건 아니었는데
하고 전화를 할까 말까
전화를 할까 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