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겨울이 없죠?

by 최정식

"인도는 겨울이 없죠?" 겨울에 한국에 있는 지인들과 통화하다 보면 가끔씩 듣는 질문이다. 인도 땅이 워낙 넓고 기후가 다양하니 인도도 어디냐에 따라 겨울 유무가 갈린다. 가장 남쪽으로는 열대기후부터 가장 북쪽으로는 온대기후까지 있는 곳이 인도다. 방송이나 책에 상대적으로 많이 소개된 지역이 뭄바이-델리-캘커타가 있는 북인도다 보니 인도하면 건조기후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그러한 지역에서도 겨울은 겨울이다. 매년 추위 때문에 죽는 사람들이 많으니 말이다. 사람들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변의 한국 분들 중에는 델리의 겨울나기를 상당히 힘들어하는 분들도 있다. 절대적인 온도야 최저가 영상 4도 정도이지만 문제는 어디를 가도 추위를 피하거나 몸을 녹일 만한 곳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나 거의 모든 건물들이 1년에 8개월 가까운 기간의 살인적인 더위만을 고려해서 지어졌기 때문에 추위는 오로지 몸으로 버텨야 한다.


아마도 이 때문에 추위 때문에 죽는 사람이 길거리에 많은 것 같다. 찬 바람을 피할 벽과 지붕이 있는 집에 사는 사람은 이 옷 저 옷 껴입어 버티지만 허름한 천막집 흙바닥에서 살며 두꺼운 옷조차도 없이 겨울밤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북인도 겨울은 여름만큼이나 위험하다. 그나마 가족이 있고 천막이라도 있는 사람은 삶의 의지가 있으니 그것으로 겨울을 지내겠지만 노숙하는 걸인들처럼 버려진 사람들은 추위에 속수무책이니 결국 죽고 마는 것이다.


북인도에서 겨울이 되면 그토록 따갑고 무서웠던 햇살과 햇볕이 어찌나 따뜻한 지 모른다. 햇볕이 따사롭게 들기 시작하면 베란다에 나와 신문을 읽는 노인 부부들을 매일 아침 볼 수 있었고, 낮 시간에 길을 거닐다 보면 햇볕을 쬐러 공원에 나온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게 중에는 잔디밭에 누워서 지난밤 추위에 자지 못했던 잠을 보충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지금 사는 남인도의 고산 도시인 우띠도 이제 겨울로 들어섰다. 남인도 지역이라 산 아래로 내려가면 우리나라 여름 날씨 같지만 이곳은 해발 2000미터가 넘는 지역이다 보니 해가 지고 나면 내복에 겨울 잠바를 입고 다녀할 정도의 날씨다. 어제는 학교 직원 한 명이 이제 곧 영하 2~3도까지 온도가 떨어질 거라면서 이곳 추위를 자랑하듯 말한다. 나도 이에 질세라 한국은 영하 20도 까지도 내려간다고 응수를 했지만 어쩐지 그토록 매서운 한국 겨울도 마음속에서는 따뜻하게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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