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제 선교사

by 최정식

한 선교 관련 회의를 참석하면서 다음과 제안을 한 적이 있다. 한국 교회가 현재 당면한 선교에 관한 두 가지 큰 문제는 은퇴 선교사를 돌보는 것과 여러 지역에서 비자 문제로 혹은 추방 문제로 비자발적으로 철수하는 선교사들을 어떻게 재배치 혹은 재훈련시키냐는 것이다. 이 중에 전자에 대한 나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이미 선교지에서 20년 이상이 되어서 본국으로 들어오는 선교사들에 대해서는 딱히 다른 방법이 없다. 그분들이 나갈 때는 한국 선교 단체든 교회든 은퇴에 대한 계획이 없었거나 있더라도 그리 촘촘하지 않았다. 그러니 그분들을 위해서 단체와 교회가 모금을 마련하고 은퇴 자금 등을 지원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반면에 아직 선교지에서 10년 이상 더 머물 계획이 있거나 파송을 준비하는 훈련생들에 대해서는 다른 방식의 구조적 접근이 필요한 것 같다. 내 생각은 선교사들의 임기를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하기 쉬운 예는 군대 구조다. 군에는 이제는 2년이 채 되지 않는 단기 사병부터 3년 정도 근무하는 단기 장교나 단기 부사관 그리고 장기 복무하는 부사관과 장교들이 있다. 장기 근무하는 부사관들이나 장교들 중에는 다시 7년에서 10년 근무하는 군인들이 있는가 하면 진급이 누락되지 않는 한 거의 전역할 때까지 근무하는 군인들이 있다. 이러한 다양한 임기들이 있는 이유는 모두가 평생 근무할 수 없고 그 모든 인원을 나라가 장기간 고용하며 은퇴 후까지 책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다양한 임기를 가진 군인들이 존재하고 그 임기에 따라 주어지는 임무와 역할이 차이가 난다.


선교사는 어떠한가? 선교사는 3년만 하면 안 되는가? 혹은 10년을 마치고 전역(은퇴)하면 안 되는가? 더 나아가 준비단계부터 자신의 은사, 부르심, 가고자 하는 지역의 특성 그리고 자신과 가정의 형편에 따라 임기를 선택할 수 없는가? 나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다양한 임기를 도입한다면 많은 유익들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유익은 선교사와 그 가정 자체에 있다. 선교사와 그 가정은 선교지로 파송받을 때 이미 출구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임기를 10년으로 정한다면 10년 후에 자녀교육, 재정, 사역 등을 사역지에서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다. 10년 후에 한국으로 돌아올 계획이라면 자녀들이 한국으로 학교를 가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고, 한국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사역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더 실제적으로는 한국으로 돌아올 때 거할 전셋집을 위해 전세금의 30%라도 (나머지 금액은 전세 대출을 받더라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선교사의 임무는 어떤 형태로든 한시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선교사의 가장 큰 모델인 바울도 그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역할과 아볼로의 역할이 결코 대립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자신이 개척하고 사역했거나 잠시 사역한 교회들에 대해서도 자신의 소유로 생각한 적이 없다. 그는 그가 달려가는 길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있었다. 선교사는 그 이름에서 벌써 종신제일 수가 없다. 하나님께서는 단순히 선교사라는 이름으로 부르신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그 부름 받은 사람 개인의 부르심과 은사에 따라 한시적인 기한과 임무가 주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나는 어느 지역에서 몇 년간 혹은 어떤 프로젝트로 소명을 받았는 지를 묻고 계획해야 한다. 물론 그 임무가 끝나면 또 어떤 임무를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도 마음을 열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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