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 추천도서 원픽
다양한 책을 읽지만, 이상하게 업무와 관련된 책에는 게을렀던 것 같다. 취미활동에 일이 묻는 것(?)이 본능적으로 싫었나 보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면서 이 책을 읽고 내 직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여러 모로 고맙고 유익한 책이다.
현실적인 이야기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고 성공하는 사례도 있겠지만, 회사에서의 기획일은 대부분 내부 이용자나 고객의 필요로 시작된다. 그다지 멋지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획 방법론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내게는 '자세와 태도' 부분들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 기획자는 현업과 프로덕트 인력 사이를 잇는 사람이다. 양측의 의견을 쉽게 설명하고 함께 해결방안을 찾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획자는 일이 되게 만들어야 존재감이 생긴다.
내가 서비스 기획에 대해 써왔던 글에도 비슷한 내용들이 있다. '전략'이라고 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넓은 시야(회사 전체 또는 고객 중심)로 서비스를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무래도 UI는 눈에 보이고, 우리에게 익숙하기 때문에 훈수 두기가 쉽다. 개발자 출신이 아닌 서비스 기획자 지망생 입장에서 뒷단을 어떻게 알겠는가? 하지만 UI는 결과물이다. 그 화면이 나오기 전까지의 일들이 진짜 기획이다. 신입이라면 인턴십 등으로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고, 여의치 않다면 저자가 제안하는 '역기획'을 연습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역기획 연습은 타사 벤치마킹을 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된다.
모든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 그래서 반드시 리뷰가 필요하다.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보이기 부끄러운 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일을 배우고, 잘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필요가 있다. 한 번, 두 번... 지나다 보면 어느새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일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도 '공부 의존증'에 대해서 여러 차례 글을 썼다.(아래에 링크) 기획일을 시작하면 모르는 용어들이 많아서 대화가 어려울 때가 많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은 공부가 아니라 '질문과 맥락'이다.
https://brunch.co.kr/@jungsikkimm/35
https://brunch.co.kr/@jungsikkimm/17
https://brunch.co.kr/@jungsikkimm/16
서비스 기획자로 일해온지 어느덧 10년이 훌쩍 지났다. 그런데도 이 책은 내게 많은 인사이트를 준다. 새 업무를 맡거나, 초심이 필요할 때마다 꺼내 보는 좋은 입문서이다. 중간중간에 있는 '기획자 다이어리'는 숨은 꿀잼 코너다. 기획자 지망생뿐 아니라, 경력이 많은 시니어에게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