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페이스북이 내게 무작위로 펼쳐주는 페이지를 넋없이 스크롤하다 어딘가 수상쩍어 눈에 거슬리는 소고기 미역국 사진에서 오른손 엄지 손가락을 멈춰 세운다. 무와 고수를 함께 넣고 끓인 미역국이라니 그 맛은 어떨까. 이 세상에 태어나 미역국을 먹는 사람 수만큼 세부적일 취향이 이렇게 하나 둘 모두의 스크린 앞에 드러나는 것이다. 깍둑 썬 감자가 들어간 미역국에 밥을 말아 반숙한 계란 후라이를 올려 후추를 쳐 먹는 나도 여기 있으니까. 아닌가.
한국식 미역국이란 이름으로 포스팅된 국적불명 미역고수뭇국 사진 아래, 이것은 에이 아이가 한 짓이 분명하단 댓글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솔직하게 에이 아이식 미역국이라고 해. 별 악의 없이 초래된 것 같은, 이 신세기 에이 아이 요리 파국 안에서, 난, 감자 미역국 맛있어요, 를 외치는 동시에 생각한다. 사실 저 사진 속 요리는 소고기 뭇국에 미역과 고수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을 뿐.
언젠가 지구 온난화가 끓여낼 미역 멸종 바닷국은 한 숟가락도 못 떠먹을 만큼 짜다고 상상하다가, 내가 나이 들어 이대로 세상이 곧 끝나버려도 별다른 미련이 남지 않을 것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우리 애들 미래에 이토록 한심한 재를 뿌리면 안 되지, 스스로를 다그친다. 아니, 이것 또한 에이 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