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면 알겠지만 저의 직업은 환경미화원입니다.형광주황과 형광연두의 화려한 작업복을 입고 매일 아침 주택가를 돌며 쓰레기를 수거하는 저를 보신 적 있으시지요? 제가 어떻게 쓰레기 치우는 남자가 되었는지는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그런 이야기거든요. 하지만 지금부터 제가 할 이야기는 시시한 농담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능숙하게 일을 하게 되기까지 저는 수많은 밤을 잠들지 못하고 우울해했습니다. 지독한 쓰레기 냄새로 시작될 아침이 다가오는데 어떻게 우울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일을 시작한 지 삼일 째 되던 날 그만둘까도 생각해봤지만 저는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했습니다.
쓰레기 수거를 하면서, 이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구나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삶의 증거로 세상에 내놓는 것이 쓰레기라는 생각에 인간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는 쓰레기를 빼고는 정의 할 수 없겠다는 결론까지 내리게 되었습니다.
몸을 움직여 살기 위해서 우리는 먹고, 마시고, 내보냅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이로운 것은 취하고, 그 이롭던 것이 쓸모없어지면 버리는, 섭취와 배설의 반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냄새나고 불쾌한 것을 생산하는 우리에게 부지런함은 미덕이 아니라 숙명입니다. 사람으로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보일 수 없어 숨겨야 하는 것들, 말 할 수 없어 침묵해야 하는 일들은 매일매일 생기니까요.
어느 날 아침에는 밤새 길고양이들이 찢어놓은 쓰레기 봉투를 수거해야했습니다. 배가 갈린 시체를 보는 기분이 이럴까 싶었습니다. 물론 시체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가끔 쓰레기봉투에 담긴 시체를 발견하면 당황하지 말고 재빨리 경찰에 신고해야지, 라고 마음 속으로 연습하곤 합니다. 이제는 이 일도 익숙해져 노래를 부르며 아침을 맞이할 정도가 되었습니다.환경미화원으로의 하루하루가 인간의 경이로운 적응력을 또 한 번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 셈이지요.
하지만 아직도 가끔 슬퍼집니다. 이 세상에 꼭 필요한 것들,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것들이 우리를 거쳐가면 쓰레기가 되어 버려진다는 생각이 들때요. 썩지 않아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것들의 무덤이 되어가는 지구를 상상하면 어떻게 슬프지 않겠습니까. 물론 재활용으로 위안을 얻을 수 있지만 말입니다. 이 세상에 인간처럼 창조와 파괴를 끊임없이 반복하며 만족할 줄 모르고 더 좋은 것을 찾아 더 많은 것을 쓰레기로 만드는 역겨운 생명체가 또 있을까요.
제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얘기는 인간으로의 삶이 죄스러운 날들에도 불구하고 사람으로 살고 있는 오늘이 행복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