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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려나 봐요.
귀뚜라미가 울어요
긍정 확언 필사 18일 차
by
치유빛 사빈 작가
Aug 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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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사랑]
사랑은 우리가 기대하지 않았을 때 찾아온다.
사랑을 갈구한다고 해서 좋은 연인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열망만 커지고 불행해질 뿐이다.
사랑은 우리의 외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우리의 내면에 있다.
사랑이 올 때를 대비하라.
사랑을 가꾸기 위해 준비하라.
다른 사람을 사랑하라.
열린 마음으로 사랑을 받아들여라.
어젯밤 귀뚜라미 소리가 들렸어요.
태풍이 한반도 열기를 앗아가서 그런가요.
밤에 창문을 여는데
어디에선가 귀뚤귀뚤 귀뚜라미 우는
소리에 가슴이 뛰었죠.
저는 가는 계절과 오는 계절을 금방
알아차려요. 어쩌면 이런 감정이 글을 쓰는
저에게 현재로선 이득이
될 수 있지요.
예전에 계절을 금방 알아차리고
한 계절 앞당겨 패션을 앞서갔어요.
이러는 내가 어떨 때는 버거웠거든요.
'내가 미쳤나'
'내가 왜 이러지'라며 저의 이런 감정을
부정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여름이 가기에는 아직 이른 날
더운데 얇은 긴팔 티셔츠나
스웨터를 입고 아직 오지 않은 가을
맞이에 부츠까지 신고 다녔죠.
강산이 두 번 바뀌고 알았어요.
계절을 금방 알아차리거나
한 계절 앞서는 나의 감정을
패션에 강조한 저는 감수성이
풍부했고 지금 저를 있게 해 준
원동력이라는 걸 알았어요.
글 작업하는 사람이라든가
예술 작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계절이 오고 가는 느낌이 필수이지요.
오지 않은 계절을 먼저 느끼는 사람,
누구보다 자신이 먼저 알아차리는 사람은 내면이
건강한 사람이라고 해요.
거창하게 '철학' 좀 알고 있네 말보다
고난의 역경을 겪고 이겨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자세가
다른 이보다 강한 건 저의 자부심이기도 해요.
시련과 역경을 겪으면서 삶에 대한 관점이
철학으로 옮겨간 건 부인할 수 없어요.
철학하면 아주 거창한 그 무엇이라 생각하지만
나에게 온 인생을 슬기롭고 현명하게 그러나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것이 철학이라고 생각해요.
나만의 철학이라고 할까요.
오늘은 가을 옷을 입은 듯 붉게 물든 낙엽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으로 글을 써요.
에어컨을 끄고 앞뒤 문을 활짝 열고 글을 쓰는
지금 정서적으로 허기를 느끼는 저에게
큰 선물이에요.
어린 시절 뜨거운 여름을 선풍기 한대로
버티며 간간이 불어주는 가을바람을
창문 너머 기다렸지요.
그 바람은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가을바람을
불어주었어요. 침대에 누워 누군가의 전화를 기다리다
지칠 때쯤 이르게 불어주는 가을바람이 피부에 닿을 때
저는 그 순간이 행복했고 설레었어요.
저는 한 계절 넘어가는 그 경계선이 가장
황홀했던 거 같아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삼복더위 중 가장 뜨거운 말복이 지나고
태풍이 열기를 한 아름 안고 간 것이
어젯밤 잠시 들린 귀뚜라미 울음소리였어요.
어제는 온몸이 피곤했어요.
그럴 때는 억지로 노트북을 붙들고 있지
않아요. 잠시 내려놓고 그냥 놀아요.
티브이도 실컷 보고 영상도 실컷 보고
그러다 잠자리 들기 전 소설책 한 권을
안고 가볍게 읽었죠.
이걸로 저는 충분해요.
이 몸은 내 것이기도 하지만 아이 것도 하니깐요.
혹여, 엄마가 아플까 봐 노심초사
엄마 행동을 살피는 아이가 안쓰러워요.
그럴 때마다 불안해하는 딸을 안심시키지만
좀처럼 딸은 엄마를 믿을 수 없나 봐요.
큰 알의 약을 먹을 때마다 저를 쳐다봐요.
제가 약을 삼키다 목에 걸릴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아이 행동이 이상했죠.
약 먹을 때마다 "엄마 괜찮아"라고 물어요.
아이의 불안한 행동이 저를 다그치지 않고
느슨하게 지내게 해 줍니다.
그래도 되고 당연한 거니깐요.
오늘이야말로 글 작업하기 딱 좋은
날입니다. 봄과 가을은 저에게 가장 큰
선물이에요. 감정 변화가 심하고
곧 그것이 글이 되니깐요.
카눈 태풍으로 피해 없으시기를 바라며
저는 오늘도 긍정 감정 하나 투척하고 갑니다.
나부터 사랑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해 보세요. 충만감이 두 배 이상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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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빛 사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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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혼 후 더 근사해졌다
저자
삶에 여러 번 부서졌지만, 다시 피어오르기로 선택했습니다. 투병과 이혼, 육아 속 회복과 사랑을 기록하는 에세이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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