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식물공장'에 드리워진 그림자]라는 기사를 읽고
제가 '식물공장'의 경제성과 미래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글을 적게 된 것은 아래의 [일본의 '식물공장'에 드리워진 그림자]라는 기사 때문입니다.
http://m.nongmin.com/article/article_view.htm?ar_id=268218&cID=2
이 기사가 등록된 것은 9월 23일이고 저도 그때 읽었습니다.
2011년부터 식물공장 전문기업을 운영해오며 공부하고 고민해왔던 저의 입장에서 보면 오래된 몇 가지 자료를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쓴 글이라 별로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여 따로 언급이나 공유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상당수의 저의 페친들께서 이 기사를 공유하고 다양한 시각의 해석을 말씀하셔서 저도 제가 아는 범위에서 저의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이 기사에서 꼭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이 가사의 본문에 보면 고자이 토요키 치바대학 명예교수에 따르면이라고 하며 일본 식물공장의 현황에 대한 통계자료를 인용하는데 기자가 고자이 교수와 직접 인터뷰를 했는지가 궁금합니다.
뭐 직접 인터뷰를 하시지 않으셨다면 이메일이나 서면으로 라도 고자이 교수의 직접적인 언급을 받고 인용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2012년 11월 만났던 도요키 고자이 교수(2012년 당시 NPO 일본식물공장협회 회장)는 밀폐형 식물생산시스템 즉 인공광 이용형 식물공장의 장점에 대해 열변을 토하던 분인데 기자님께서 인용하신 것과 같이 통계 몇 가지를 언급할 분이 아닌 것 같아서 말입니다.
두 번째는 대부분의 자료가 2009년 일본의 농수성과 경제산업성이 공동으로 작성한 [식물공장 워킹그룹 보고서]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는데 2016년 현재의 자료는 왜 없는지 궁금합니다.
아니 2016년 자료는 현재 진행형이니 통계가 어렵다면 2015년 자료는 왜 없는지 궁금합니다.
2009년의 자료를 바탕으로 2016년에 일본의 '식물공장'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고 하면 도대체 어떤 근거를 가지고 이런 말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앞서 언급하였지만 이 기사는 [식물공장]이 경제성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을 먼저 정해 놓고 그에 맞추어 몇 가지 자료를 정리한 것 같습니다.
사실 좀 아쉽습니다.
이왕 [식물공장]의 경제성에 대해 기사를 쓰시는 김에 구체적인 조사를 통해 인터넷 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2009년 자료가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2015년의 최신 일본 식물공장 현황자료를 언급하셨다면 자료로서의 가치는 가질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음 기사에 대한 아쉬움을 너무 많이 언급한 것 같습니다.
사실 기사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이 기사의 논조와 같이 식물공장은 경제성을 맞추기가 매우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사실 기사에서 언급한 75%가 적자를 보고 있고 흑자를 보고 있는 기업은 약 15%에 불과하다는 것은 좀 후하게 평가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분께서 최소한의 노력은 하셨다고 생각하고 기사의 수치를 그대로 인용하겠습니다.]
현실적으로 일본의 밀폐형 식물생산시스템(식물공장) 중에 흑자를 보고 있는 기업은 아마 10%도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0%는 통계적인 수치는 아니고 순전히 저의 판단입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2000년대 후반에서부터 시작된 일본의 식물공장에 대한 지원으로 시설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시작한 식물공장 기업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실 일본 정부의 시설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대부분 적자를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수치로 봐도 2012년 10월 약 150개이던 인공광형 식물공장이 이 기사에 따르면 420개로 급증한 것은 일본 정부의 식물공장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객관적인 사실로서 현재의 식물공장은 경제성을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그것은 일본 정부도 1980년대부터 식물공장을 추진해오며 가장 명확히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기사에 나오는 것과 같이 농림수산성에서 97억 엔(1,070억), 경제산업성 50억 2,000만 엔(552억)이라는 식물공장 예산을 만들어 지원하는 이유가 어떤 것일까요?
지금까지 거의 40년이라는 시간을 식물공장을 지원하고 운영되는 것을 보았다면 말씀하시는 것처럼 경제성이 없다는 것을 충분히 알았을 텐데 왜 그 많은 돈을 또 만들어서 계속 지원을 할까요?
제가 결론을 말씀드리는 것보다 2014년 5월 15일 일본 KOTRA 후쿠오카 무역관에서 작성한 자료 중 일부를 인용하겠습니다.
○ ㈜그란파, 말레이시아,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식물 공장 건설
- 식물공장 시스템 개발, 실용화,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그란파는 2016년에 닛키(日揮)와 말레이시아,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각각 100㏊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식물공장 건설 예정
- “식물 재배가 어려운 환경을 가진 국가의 수요가 높음." (그란파, 아베 타카아키 사장)
○ 미쓰비시 화학, 중국 15성 50개소에 식물공장 재배 시스템 판매로 중국 시장 진출
- 미쓰비시 화학 홀딩스는 중국의 농협 조직과 야채 재배 시스템 판매 회사를 합작으로, 2017년까지 강소 등 15성에 50개소의 식물공장을 설립함.
- 동 식물 공장에서 총 야채 생산 능력은 연간 약 500톤으로 중국의 무농약 야채를 포함한 고급 야채시장의 1% 정도에 해당함.
- 생산된 야채는 차이나 코프 유통망을 활용해 중국 전역의 슈퍼마켓, 백화점, 호텔 등에 제공될 예정
- 농산물의 잔류 농약, 토양오염이 심각한 중국은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이 커지면서 안전한 식품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아가고 있고, 도시지역의 부유층을 중심으로 유기재배 야채를 고액으로 구입하는 등 니즈(Needs)가 매우 높은 편임.
저는 이 자료에 나와 있는 내용이 현재 얼마나 실현되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이 자료를 통해 일본이 경제성이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 많은 돈을 식물공장에 지원하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은 식물공장을 미래의 수출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의 인구는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6년 72억을 넘었다고 합니다.
인구의 증가는 필수적으로 안정적 식량공급이라는 문제에 직면합니다.
사람은 옷을 입지 않고, 집에 거주하지 않고 살 수 있지만 먹지 않고는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 생존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 식량에 대한 문제가 인구의 증가와 함께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농업기술의 발달로 인한 농업생산성 극대화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식량생산 증가율이 따라왔지만 그것도 이미 한계가 봉착하기 시작한 상태입니다.
그와 함께 수많은 자연재해들은 식량생산이 불가능한 땅을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단시간 내에 앞서 언급한 위기의 상황이 바로 닥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래에는 눈앞에 현실이 될 상황이고 그것을 해결할 기술 중의 하나가 식물공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이 식물공장을 통해 미래에 닥치게 될 현실에 대비하고 자동차나 전자산업을 잇는 최고의 수출산업으로 성장시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 정부가 식물공장에 투자한 지난 수십 년의 지원은 후쿠시마 원전으로 황폐화된 땅에 식물공장을 건설하게 하고,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식물공장의 해외진출과 같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저는 식물공장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먹는 생명이 있는 농산물을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어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뭐 미국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같이 Vertical Farm이라고 하든 환경제어 농업(CEA : Control Environment Agriculture)이라고 하든 우리나라에서 이야기하는 스마트팜(Smart Farm)이라고 하든 뭔가 새로운 단어가 필요는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식물공장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개념이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우리나라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라는 것은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미 상당히 앞서간 일본이나 전통적인 강국인 네덜란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가고 있는 미국 등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제가 LG CNS의 사례를 아쉬워 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https://brunch.co.kr/@jupiter/72
저는 일본의 '식물공장'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제 막 작은 햇살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기사에서 나온 것같이 15%가 흑자를 보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흑자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식물공장이라는 것에 대해 큰 환상을 가지는 것도 경계해야 하지만 꼭 가야 할 길을 잘 보이지 않는다고 가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식물공장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산업으로서도 꼭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이 너무 길어졌네요.^^ 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