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진 Jan 22. 2022

나는 오늘 조금 더 사랑하려고 노력했다.



 사람의 마음이 원래 오락가락하는 거라고 홍성남 신부님께서 하신 말씀은 참 위로가 된다.


 요즘은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무언가 새로이 세팅된 선물을 받는 기분이랄까, 참 좋다.

그랬다가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흔들리곤 하지만, 사소한 생각들을 흘려보내며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것들을 생각하는 시간이 좀 더 늘어난 것 같다. 그러려고 노력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 즐겁고 상상 속에서 나는 무한히 자유롭다.

(이 상상의 자유로움은 엄청난 기쁨인데, 마음 안에 부정적인 걸림돌이 없을 때만 가능하다.)

네빌 고다드가 말한 상상의 힘이 진실로 가능한지 궁금하기도 하고 믿고 싶기도 하다.


 어느 순간부터 나의 말을 다스리려고 노력해왔는데, 말보다 생각이 먼저라는 것을 알고는 생각과 말을 함께 통제하려고 하고 있다. 생각은 달리하고 말만 조심하려고 하면 언젠가 본심이 나오는 걸 경험하고는 '원의'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했거나 좋아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내가 보기에 매력적으로 보였으니 좋게 본 것이고 친하게 지내고 싶었던 것인데, 그 매력이란 결국 스스로를 사랑함은 물론 '인간 자체에 대한 사랑'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 부족했던 과거의 어느 날, 좋아하는 지인과 함께 카페에 갔던 일이 있었다.

카페에서 커피를 받아서 뒤돌아 나오다가 갑자기 어떤 사람과 부딪혀 커피가 나의 코트에 쏟아졌다.

상대방이 갑자기 튀어나온 상황이었고, 코트를 드라이클리닝 한지 얼마 안 된 상황이어서 더 기분이 안 좋아지려고 하던 찰나, 그 지인은 상대방 손에 뜨거운 커피가 묻은 것을 보고는 바로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보았다.

별것 아닌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 상황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 사람이 먼저지. 코트보다 사람이 덴 것이 더 큰일인데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당시 지인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와 사랑이 많은 사람이어서 더 매력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지인은 현재도 많이 사랑하며 살고 있으며, 하는 일도 매우 번창하는 것 같다.)

이제는 인간이 같은 인간에 대한 사랑 없이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것을 머리로 이해했고 하루하루 지날수록 조금 더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과 환경에 대해서도 똑같이 사랑을 보내야 하는 것도.



 상대방이 나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말도 조금 더 예쁘게 하기 위해 나름대로 신경 쓰고 있다. 어디선가 본 내용인데, 부부끼리 '이건 왜 그랬어? 저건 왜 그런 거야?'라며 '왜'라는 말을 많이 쓰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한다. 대신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라고 생각해 주는 것이 좋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나는 예전에 '왜'라는 말을 종종 사용했던 것 같다. 상대방은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거나 아니면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왜라고 묻는 것보다 더 큰 본질을 보는 것, 옳음 보다는 친절함을 선택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여유로움과 포용력, 요즘에는 이런 것들이 정말 멋져 보인다.



 요즘엔 매일 맛있는 밥을 해주시는 엄마한테도 정말 감사하다.

집에서는 화장실을 안 가는 풍산개를 마당 없는 집에서 키우면서 하루 세 번 산책에 힘들다고 생각될 때, 우리 파파는 얼마나 힘들까, 집안에 있기가 얼마나 답답할까, 자다가 저녁에 나가는 것이 얼마나 귀찮을까 생각하면 안쓰럽고 미안하고 고맙다.


 오늘 아침 산책 때에도 이런저런 좋은 생각들로 기분이 좋았다.

역시 기분 좋은 날은 식단도 더 잘된다.

아침엔 세상에서 제일 맛있고 건강한 엄마표 떡볶이를 먹었다. (아침은 많이 먹었다 ㅎㅎㅎ)

점심엔 홍시와 생무, 그리고 견과류를 먹었고

어제는 저녁을 너무 거하게 먹었더니 오늘은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저녁은 맑은 된장국만 먹었다.


가을 무는 보약이라며, 엄마는 깍두기, 무 동치미, 무나물, 무조림, 코다리 무조림을 하셨다. ㅎㅎㅎ 생무는 우리 파파도 아그작 아그작 잘 먹는 요즘 우리집 간식이다.

                               


 

 매 순간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사랑하는 것인가?'라고 스스로 생각해보려고 한다.

또 넘어지고, 실수하고, 생각만큼 많이 못하고 살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또다시 사랑을 선택할 것이다.

사랑만이 삶의 정답이니까.









이전 16화 겉보기엔 똑같은데, 속은 극명한 차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