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사 발표와 동시에, 전에 같이 근무했던 몇몇 분들로부터 복직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평소에 자주 연락은 못하고 지냈지만 이렇게 일이 있을 때마다 연락을 주시니 감사하다. 내가 잘 살아왔구나 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공직 생활을 하면서 좋은 분들을 참 많이 만났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루한 공직 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큰 이유도 근무하면서 만난 좋은 분들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좋은 분들이었냐 하면,
1) 일을 열심히 하여 본보기가 되는 분
2) 말씀을 예쁘게 해서 배울 점이 많았던 분
3) 웃어른께는 정중하고 아래 직원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분
4) 직원들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상사
5)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일처리 잘하는 후배
같이 근무할 때도 좋았지만 지나고 보니 더 좋은 분들이었다는 게 느껴진다.
인간관계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좋은 사람 곁에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법이다. 나는 다행히도 가는 근무지마다 다 좋은 분들 만났지만, 딱 한번 팀원끼리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성향상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 그랬긴 했지만, 나도 그때는 직장인 사춘기가 씨게 와서 일하기 싫은 티를 내고 일을 미루려고 하고 했던 것 같다. 인간관계는 상호작용이다. 내가 먼저 열심히 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해야 내 주변 사람도 똑같이 행동할 확률이 높아진다.
복직을 앞두고도 새로 어떤 사람들이랑 근무하게 될지 궁금함이 든다. 그러나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새로 만나는 분들도 좋은 분들이 되어 주실 거라 생각하기에 걱정은 되지 않는다. 내가 잘하면 된다. 물론 인간관계가 뜻대로만 되는 건 아니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공직생활 중 좋았던 기억들을 엮어 하나의 희망 편으로 적어보았다.
< 공무원의 하루: 희망편>
얼마 전 새로 산 원피스를 입고 기분 좋게 정시에 출근했다. 아침 인사를 밝게 하고 모닝커피와 함께 착석. 포털에 로그인하여 공보실에서 올린 신문스크랩을 간단하게 쭉 훑어본다. 다음으로 업무용 메신저의 미확인 쪽지들을 확인하여 할일 체크리스트에 정리해 넣는다. 오늘은 어제 취합받은 자료를 검토하여 정리만 잘하면 되는 여유 있는 날이다.
느긋느긋 오전 업무를 하고 있는데 팀장님이 조만간 있을 행사 준비를 위해 회의를 하자고 하신다. 막연했던 행사 계획이 팀장님이 맥락을 짚어주시자 보다 선명하게 다가온다. 각자 해야 할 일들을 챙겨보며 준비에 만반을 기한다.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복도에서 만난 동기가 ‘오늘 왜 이렇게 이쁘냐’며 칭찬을 한다. 그러자 내 옆에 있던 같은 팀 주임님이 한 술 더 떠서 ‘오늘만 이쁘게? 맨날 이쁜데~’ 하며 칭찬을 더한다.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기분이 좋아진다.
점심은 근처의 맛집에서 친한 동기와 함께 먹는다. 요즘 뜨는 핫플 정보를 공유하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오후 근무를 하고 있는데 팀장님이 나를 부르신다. 업무 하다가 잘 몰라서 사소하게 실수한 부분을 지적하신다. 내가 너무 청렴하려고 하다 보니 벌어진 실수라며 위로를 해주신다.
늘어지는 오후 시간을 다잡으려고 다 같이 티타임을 가진다. 재미 삼아 사다리를 타서 음료 내기를 했다. 다행히 돈 내는 조에는 안 걸려서 맛있게 얻어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