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GEN-Z Guidebook
안녕하세요! 곽수현 사비나입니다.
요즘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마당에 나가 물을 주는 것입니다.
더우니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긴데요
창문을 통해 보이는 마당의 식물들이
말라가는 것이 보여서,
시도 때도 없이 물을 줍니다.
원래 식물에 이렇게 물을 많이 주면 안 되는데
골목길, 마당 벽 집 지붕에
그냥 스프레이처럼 물을 자꾸 뿌려서,
온도를 낮춰줍니다.
예전에 에어컨이 없었을 적, 그때
그 쌍팔년도 때
저희는 등목도 했었고,
마당에 물도 주면서 식히기도 했더랬죠.
저는 좀 장난이 많은 편이라
물을 주다가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뿌리고
여기저기 뿌리다가
수도세 많이 나온다고 혼나서
눈물바람도 많았습니다.
그러면 엄마가 또 딱해하셔서
돈 천원 주시면서
식구들 먹게 슈퍼가서
아이스크림 사와라 하십니다.
그러면 신나라 하고
동생들이랑 우르르 달려가
사오면서 쌍쌍바나 폴라포
물고 왔습니다.
그때가 아련하네요-
요즘, 젠지, 청소년들에게
뭘 사 오라라고 한다면 다들
어디로 갈까요?
네, 편의점입니다.
네 맞아요. 그 비싼 편의점이에요.
편의점엘 왜가 비싼데!!!
요즘애들이
돈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일까요?
사실 우리는 편의점도 잘 안 가지요?
그래서 편의점 잘 모르고요.
그리고 (편의점이)왠지 멀쩡하게는 생겼지만
좋지 않은 물건 비싸게 파는 것 같고요.
우리야 '가게' '슈퍼' '마트'에 가서
저렴하고 좋은 것을 산다는 개념이 있지만
이 친구들에게 가게이자 슈퍼이자 마트는
편의점입니다.
이 친구들이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그랬어요.
음... 그건 편의점 수와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래 기사를 보면 알겠지만
편의점대국이라 불리는
일본보다 우리나라가 점포수가 더 많다니,
인구를 대비하자면 얼마나 편의점이 많은지
짐작 가능하시지요?
https://www.asiae.co.kr/article/2024062616010227595
(혜자) 도시락, 참치마요 삼각 김밥, 핫바 등
이 친구들이 좋아하는 간식...
편의점에서
이 친구들의 방과 후 간식 문화가 탄생했습니다.
우리는 문구점이 있었고
또 리어카에서 식품을 팔기도 했지만요
이 젠지 친구들은
초등 때부터 부모님이 주신
체크카드를 가지고
편의점으로 쪼르르륵 달려가서
간식을 사고 나누어 먹는
그런 문화가 있는 곳이 편의점입니다.
정서적으로 편의점이 곧 마트요 슈퍼인샘이죠..
저는 아직도
어렸을 때 살던 동네에
살고 있는데요... 그래서 동네 변화를 꾸준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동네 주민이 모두 다녔던,
옆집 아줌마, 엄마 성당 형님,
앞집 내 친구네 엄마들이 다녔던
상당히 컸던 동네 마켓이자 슈퍼도
이젠 그 세를 잃어가고 초라해지고
없어졌는데요-
그 슈퍼가 있던 자리를 가는 길에
편의점이 2-3개가 생겼답니다.
대단하지요.
젠지가 아닌 저도
혼자 살림이라 단출해서
아껴서 잘살겠다며
가성비 좋은 대용량이라던가
무심코 고른 4인가족용을 사면
반 이상을 그냥 버립니다.
버리는 것도 죄책감이 들고
그 돈도 아까워서
이제는 무조건
(가성비가 결코 좋지 않더라도)
딱 필요한 만큼만 삽니다.
편의점이 딱이지요.
그런데요 어쩌면 그 편의점이
조만간 어르신들이 자주 가는
동네 참새 방앗간이 되지 않을까요?
편의점 수도 많아졌고
가깝기도 정말 가까워서
어르신들이
멀리까지 가서 장을 보러 가고
오시기도 힘들고요
1-2인 가구가 많으니
적은 양의 물건을 가볍게 파는 곳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아직까지는!
키오스크나 등이 아닌 사람이 있는 곳이라
더 찾게 되지 않을까요?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합니다.
소비패턴도 변하고 장소도 변하고요
그래서 저희도 어쩌면
젠지들이 가는 곳을
편견과 거부감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이참에 나도 한번, 이 시대 젠지들처럼
살아보자. 억울하지 않게!
이런 식으로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 보는 것도
지루한 일상에서 또 다른 학습이자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더운 여름!
아이스크림 하나 사러
편의점을 같이 가보시죠!
(할인되는카드 챙기시구요~!)
청소년과 청년을 좋아하는 사비나가 붓 가는 대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