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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Mar 25. 2021

나의 작은 정원


지난주에 바질 모종이 왔다. 배송 중에 몸살이 난 것 같은 바질 모종을 바로 심을 수 없어서 모종으로 온 바질에 물만 조금 주고 며칠을 그냥 두었다. 그리고 상태가 조금 괜찮아진 바질 모종을 화분 두 곳에 옮겨 심었다.


하얀색 화분의 바질은 거실 테이블 위에 두고 키운다. 작년에도 거실에 햇빛이 가득 들어와서 바질이 잘 자랐다. 가로로 긴 초콜릿색 화분의 바질은 나의 작은 베란다에 두고 키운다.



나의 베란다에는 바질과 로즈메리 그리고 애플민트가 자라고 있다. 바질은 한해살이 허브라서 해마다 모종을 구입해서 키운다.




아이가 허브를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먹어서 그런지 허브 향에 익숙하다. 그리고 런던 여행 때 그곳에서 종종 바질 샌드위치를 사 먹어서 그런지 아이는 런던에 대한 추억을 바질을 먹으면서 기억해 내는 것을 즐긴다.


아이는 샐러드에 바질을 넣어 달라고 한다. 샐러드에 들어간 바질을 먹으면서 아이는 항상 기분 좋게 런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아이에게 바질은 행복한 추억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마법의 열쇠처럼 보인다.


그런 아이를 위해 나는 바질을 집에서 키운다. 나는 정원이 있는 작은 집에 살고 싶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빌딩형 아파트라서 거실이 확장이 되어있다. 그래서 베란다가 거실에 없다. 오로지 안방에 작은 베란다 그것 하나만 있어서 나는 그곳에 화분 몇 개를 두고 허브류를 키운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보잘것없이 아주 작은 베란다이지만 나는 로즈메리와 애플민트 그리고 바질을 그곳에 키우면서 창문을 수시로 열어서 환기시키고 아침마다 물을 주면서 애지중지 허브들을 돌보는 특별한 공간이다.


그곳은 소중한 나의 작은 정원이다.



작년에 바질과 로즈메리


바질 모종을 사서 키운 것이 왼쪽 사진처럼 크게 자라났다. 나는 바질을 샐러드와 스파게티와 샌드위치에 넣어서 요리를 하였고 아이는 그 음식들을 먹으면서 너무 행복해했다.


오른쪽 로즈메리는 작은 모종으로 구입했는데 지금은 키가 60센티 정도로 자랐다. 나와 베란다에서 세월을 함께 한 기특한 아이이다. 로즈메리도 차도 끓여 마시고 스테이크나 생선을 구울 때도 사용을 한다.


나는 요리를 잘 못하지만 서양요리 몇 가지를 독일에서 잠시 살 때 그곳 친구들에게 배워서 지금까지 잘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나에게 허브가 더 익숙하고 그런 나로 인해서 아이도 허브에 친숙한 것 같다.


작은 베란다에서 키워 내는 허브들이지만 나와 아이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허브들이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원망하기보다는 나는 작은 공간을 활용해서 그곳에서 행복을 찾았다.


내가 생각하는 미니멀 라이프와 간소한 삶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삶에서 행복을 찾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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