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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line Jan 11. 2020

침 튀기지 마세요!

그림책 <마주이야기> 중에서.

책을 빼다 그놈의 것들이 와르르 쏟아졌다.(책을 더 이상 둘 곳이 없어 거실 한벽면에 책들을 뉘어 놓았었다.) 에잉~~ 하고는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지? 쿠키에게 말을 건네며 정리를 시작한다. 궁시렁 궁시렁대며 책을 정리하던 중 갑자기 책이 무기같다라고 느껴졌다. 무게가 있어 깔리면 즉사? 두꺼운 모서리에 맞거나 부딪히면 무지하게 아픔. 오늘 나는 운이? 좋게도 즉사를 면하였다. 책은 그 내용면에서도 무기이다. 내용을 잘 파악해 내면화시키면 생각을 채워주며 옳고 그름에 대한 논리적 사고를 이끈다. 또한 간접경험으로 인해 감성을 키워 타인을 이해하거나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눈을 키워준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책들이 좋은 무기로만 사용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엔 책을 나쁜 무기?(읽는 자의 상상에 맡기기로 하겠다.)로 사용하는 이들이 있으니 슬프다.

책 정리를 하던 중 한 권의 그림책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이 어릴 적 보았던 책이었다. 30대에 나는 그림책 연구와 공부를 십여 년 정도한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집에는 아직도 그림책들이 여기저기 꼽혀 있거나 누워있다.

지금은 돌아가신 가로 쓰기와 참교육을 실천하신 '이오덕'선생님께서 직접 고른 아이들의 말글 모음집인 <침 튀기지 마세요/이오덕/고슴도치/4쇄2003>를 읽으며 혼자  또 킬킬대었다. 엉뚱 발랄 기막힌 상상력 책의 마주이야기 중  <맨날 맨날 우리만 자래>는 이 시대 마지막 음유시인  백창우가 음을 붙여 노래집을 만들기도 하였다.

이쁜 말글이라 독자님과 작가님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그러게 아이고 나도 모르겠구나!





거인 콧구멍은 딸이 어린시절 터널에 들어갈 때면 늘 했던 말이다. 오빠~ 옷도 잘 입어야지. 고속도로에 카메라가 있어 차들을 찍는다잖아.ㅋㅋ

https://youtu.be/m5h4QTjSMw0

내가 좋아하는 노래이다.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시작되고


백창우

이렇게 아무런 꿈도 없이 살아갈 수는 없지
가문 가슴에, 어둡고 막막한 가슴에
푸른 하늘 열릴 날이 있을 거야
고운 아침 맞을 날이 있을 거야
길이 없다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대, 그 자리에 머물지 말렴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그 길 위로 희망의 별 오를테니
길을 가는 사람만이 볼 수 있지
길을 가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지
걸어가렴, 어느 날 그대 마음에 난 길 위로
그대 꿈꾸던 세상의 음악이 울릴테니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이제부터 걸어갈 길 사이에
겨울나무처럼 그대는 고단하게 서 있지만
길은 끝나지 않았어, 끝이라고 생각될 때
그때가 바로, 다시 시작해야 할 때인걸

시집『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신어림, 1996)

음유시인 백창우는
1960 의정부 출생.

랫동안 우리 빛깔을 가진 노래를 들어 온 작곡가이자 시인. 『시노래모임 나팔꽃』동인으로 ‘작게 낮게 느리게삶을 꿈꾸며 시를 노래로 만들어 나누는 시노래 운동을 펼치고 있고,‘아이들에게 아이들 노래를 돌려주자’는 생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어린이 음반사 『삽살개』를 만들어 전래동요와 창작동요를 책과 음반으로 담는 일을 하고 있다.


시인 백창우
콘서트중이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검정 고무신이 정겹다. 십여년전 백창우시인을 몇번 만났던 기억이(콘서트 및 문화토론 등) 새로이 떠오른다. 당시엔 개량한복만을 고집했었던 시인.

오늘 보니 시인도 당시와는 다르게 세월의 흔적이 얼굴에 남아있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여전하다. 검색을 해야겠다. 콘서트가 요즘도 있는지. 옛 기억을 더듬으며 찾아가리라.

https://youtu.be/t-aV3UMGEqM

백창우 그대 오늘은 어느 곳을 서성거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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