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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도 처음 Jul 31. 2023

[가장 쉽게] 길거리 정당 현수막이 갑자기 많아진 이유

언제부터인지 집 주변 사거리에 정당 현수막이 걸리며 처음에는 자기가 정부 특별교부세 예산을 따왔다고 자랑을 하더니 이제는 대놓고 상대를 비방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저기 붙어있어 서로를 욕하는 정당 현수막, 언제부터 이렇게 변했을까요?


과거에는 선거기간 동안,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 지정된 현수막 거치대에만 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7월, 더불어민주당의 김민철, 서영교, 김남국 의원의 발의로 '무제한 현수막법'이 시작되었습니다.


정당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정당의 현수막을 사전신고 없이, 사전허가 없이, 개수 제한 없이 걸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즉 불법 현수막의 합법화 입니다.


물론 15일간만 걸 수 있는 제한이 있지만 15일 후 다른 현수막으로 바꾸면 되며 어차피 개수 제한이 없어 15일 규정은 있으나 마나입니다.


이에 정부는 반대했습니다. 도시 미관을 해칠 수 있고 시민들의 보행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며 특히 현수막을 걸고 싶어 하는 동네 치킨집, 필라테스 학원 등 자영업자들과의 형평성과 맞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양보했을까요? 전혀 아니었습니다. 2022년 5월 4일 국회 행안위를 통과한 옥외광고물 관리법 개정안은 불과 25만에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는 했지만 국민의힘을 포함한 모든 정당에서 이 정책을 반겼고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227명 중 90%인 205명이 찬성! 대한민국은 현수막 공화국이 되었습니다.


법 시행 전에는 매월 2,100여 건의 현수막 철거 민원이 있었는데 무제한 현수막법 시행 이후에는 월 4,700건으로 무려 2.2배나 늘어났습니다.


이에 참다못한 인천광역시장은 지자체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인천 시내에서는 지정 게시대에만 설치, 개수 제한 등의 규칙을 만들어 이를 근거로 인천 시내 정당 현수막을 모두 철거해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자체들의 대표인 행정안전부조차 ‘지자체 조례는 조례보다 상위법인 무제한 현수막법을 이길 수는 없다'라며 국회의원의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매년 국정감사 때 행안부의 잘잘못을 따지는 게 국회의원들이라 행안부 입장에서는 국회가 무서울 수밖에 없습니다.  


행안부와 지자체가 싸우는 동안 정작 사고를 친 국회의원들은 뒷짐을 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정당 현수막의 개수를 제한하자는 법을 만들고 있습니다. 없애자는 말은 아니고요.


정치 현수막을 줄이자는 법이 7개나 발의되어 있지만 구체적 논의는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 전까지 현수막 줄이는 법이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불편은 시민들의 몫이며 졸속법을 만든 국회의원은 듣는 시늉만 하고 있는 정당 무제한 현수막법, 앞으로 2~3년은 현수막 홍수 속에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진출처 채널A, JTBC, 충청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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