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먹는것 또한 무척 좋아합니다. 가끔 신이저에게 두 가지 재능(?)을 주셨다고 생각하는데그중 하나가음식의 맛을 찾아내고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인 것 같습니다.(안타깝게도 공부 잘하는 재능은 주시지 않은 것 같습니다.)
캐나다에서 첫 직장을 가지기 전까지 시간이 날 때 제일 많이 했던 일은 대형마트(Retail Store)와식료품 가게에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팔고 있는모든 식품과 원료들의 이름이 영어로 무엇이고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아보고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육류는 사용되는 모든종류와 부위를 어떻게 구분하고조리하는지 영어로확인하고 기억하는 것으로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하니 자연스럽게 셰프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그들의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요리와 디저트도 배울 수 있는 좋은기회를가졌고지금까지 변함없이3명의셰프들을좋아합니다.
- 제이미 올리버 (Jamie Oliver)
네이키드 셰프(Naked Chef) 영국의 제이미 올리버입니다.그가 추구하는 요리 방식과 거친 것 같지만 디테일을 잃지 않는 스타일을 좋아합니다.영국까지가서그의 레스토랑'Fifteen'을 찾아가 음식을 맛보기도 하고 런던의 학교 급식을 공급하게 된 그의케이터링사업시스템을많이참고하기도하였습니다.
- 알랭 뒤카스 (Alain Ducasse)
프랑스요리의 대가알랭뒤카스입니다.그를 통해 클래식한 프랑스 요리의 우아함과 섬세한 면을 알게 되었는데 크루즈 여행으로 방문한모나코의'Louis XV'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 르네 레드제피(Rene Redzepi)
덴마크코펜하겐의 레스토랑'Noma'의 르네 레드제피 입니다.예전초대받은캐나다업체의프레젠테이션에서처음 알게되어꾸준히 관심을 가지고지켜보게 되었고 그의자연주의 요리 방식에 대한 끊임없는도전과 열정을응원하고 있습니다.
Jamie Oliver
Alain Ducasse
Rene Redzepi
캐나다는한국과 같이 다양하고 신선한해산물을직접 구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모든 식재료를 쉽게접할 수 있어 다양한 음식에 사용하며세계 여러 나라의 요리를배울 수 있습니다. Food Network 채널에 나오는 여러 셰프들이 만드는요리를 따라해 보고 써보지 않은 새로운 재료를구하여직접레시피를 만들어 요리에 시도해 보기도 했습니다. 제일많이 아쉬웠던 것은 셰프들의요리를직접 맛볼 수없었기 때문에 제가만든 요리가 얼마나 비슷했고어떻게 차이가 났는지비교할 수 없었던 점이고그 부분이아직도 궁금합니다.이런직간접의경험을통해식품업체의 제품 개발자로 직업을 구할 수 있었고 음료에서 시작하여 유제품, 베이커리 그리고 앙트레(Entree)등 여러 업체를 옮기면서 새로운 제품들을접할 수 있었습니다.
떠난 지 오래되어한국의 일반 음식점과 대형 레스토랑의 사정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캐나다의많은유명한 레스토랑이나 일반음식점들은미리만들어진사이드 디쉬나 디저트를 업체로부터 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메인 요리의경우에도 50% 정도조리가 끝났거나 손질을 모두마친 상태로공급받은식재료를 사용하여손님에게내는 경우도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인건비와 시간을 절감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이런제품들은공급받는 양이 커서사용기한을 늘리기 위해 냉동을 하거나 Food Chemical 인 보존재를 사용하게 됩니다. 즉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이 커지는만큼 품질은 떨어지게 됩니다.
토론토의유명수제 햄버거집을 추천받아 맛을 보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작업 과정을 보니만들어진 냉동 패티를 사용하고 햄버거 번도 특별하지 않은 일반 Brioche 였습니다. 물어보니패티는 자기들의 레시피대로 공급업체가만들어납품하고 부재료만 일반 제품을 받아서 사용한다는업소 측의답변이었습니다.그러나 매장 수가 많은 대형프랜차이즈도 아니고 매장이단 하나있는 업체에 자신들의 레시피대로 주문한 패티를공급해 줄까요? 잘 아는 공급업체이어서담당 매니저에게확인해 보니요청한레시피로 만들기에는 주문 양이 적어 기존패티 중가장 비슷한 것을 제공하고 있다는 답변이었습니다.이런 패턴은 유명 스테이크 하우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위별로 잘 다듬어진 스테이크용 고기들을 등급에 따라 진공팩에냉장 또는 냉동 가공해 놓은 상태로 대량공급받아자체 시즈닝(일부 업소는 시즈닝까지납품받아 사용합니다)으로 굽게 되어 실제로시즈닝과 굽는 방식, 장비에서 조금차이가 날 뿐 같은 고기를 사용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토론토의 식품매장
이전에는 몰랐지만 해외에 살면서 일과 생활을통해이탈리안,프렌치 그 외의다른 나라들의 음식을 경험하면서그들 사이에 전체적인스타일의차이점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조리방식과 공급받는재료의유사성이 커지면서 점점 비슷한 점이 많아지고 차이나는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레스토랑들이갈수록편리함과 이익만을 추구하고 더 이상 맛에서 큰 감동과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비교하여한국음식이 상대적으로 뛰어납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한식의다양한조리 방법, 대비되는 식감과 음식의 양념 입니다.
한식으로 함께 식사를 했던 외국인들의 공통적인 반응 중의 하나는 주문한 음식이나 요리는 물론이고 그전에 식탁에 나와 펼쳐지는 밑반찬들에 대한 칭찬과 감탄입니다. 어릴 적부터 늘보고 접하며 항상 식사와 함께 나오는 것들이어서 별로 특별한 느낌을 받지 않았지만 그들에게나 반찬 하나하나가 이미 개별 요리였던 셈입니다. 서양식의 샐러드나 스타터, 애피타이저 등과 같이 전채 요리 개념의 구분이 없는 일반한식에서는 비록적은 양이지만 그 다양함으로 맛과 식감의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실제로 김치나 깍두기를 기본으로콩나물, 시금치 등 각종 나물 무침, 고추, 멸치, 어묵 등 각종 볶음, 부침개와생선 전, 생선 구이나 조림은 각각의 재료뿐만 아니고 조리 및 양념 조합도음식점마다 달라 그야말로 다양한 요리의 맛을 한 번에 상에서 느낄 수 있다는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예전부터 투박하고 촌스럽다는 좁은 선입견을 가지고 대했던 우리의 음식은 이제 세계 어느 나라의 어떤 음식보다도 과학적이고 예술적이며 맛과 풍미에 있어서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사람들의 관심과 꼭 먹어보고 싶은 대상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토론토의 유명한'OOO순두부집'에서 땀을 흘리며 돌솥비빔밥과 순두부찌개에 밥을 열심히 먹고 있는캐네디언과 다른 나라에서 이민 온 현지인들을 봅니다. 그들을 통해이 현상이한번 불고 끝나는 K-Food 열풍이 아니라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맛의 세계에 빠져드는 수많은 사람들이있고그숫자가 생각하지 못할 만큼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놀라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