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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SS Nov 18. 2022

에어프라이어 하나 살까?

에어프라이어로 사용할 수 있는 컨벡션 오븐


을 보고 있던 와이프가 제게 묻습니다.


"에어프라이어 세일하는데 하나 살까?"

"자기 튀긴 음식 엄청 좋아하는데 건강을 생각해서 에어프라이어 써야 되는 것 아니야?"


전부터 있었지만 팬더믹 상황으로 외식보다 집에서 직접 조리하는 가정의 숫자가 늘면서 몇 년 전부터 에어프라이어가 핫한 제품으로 인기를 얻어 한국은 물론이고 이곳에서도 열풍이 불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마케팅의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에어프라이어' 이름만 봐도 건강하게 들리지 않나요? 기름에 튀긴 음식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선입견을 가진 대다수의 소비자에게 '기름이 아닌 공기로 튀긴다'는 설득력 있 컨셉트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 낸 것 습니다. 더욱이  이름에는 (Heat)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알 수 있는 간단한 논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먼저 에어프라이어의 구조를 보면 윗부분에 열을 만들어 주 부분과 열을 불어주는 팬의 기본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학교에서 배웠던 과학시간의 기억을 되살려 보겠습니다.


에어프라이어의 구조 (사진출처: Google)


열을 전달하는 방식에는 전도, 복사, 대류3가지가 있습니다. 전도(Conduction)는 다리미와 같이 열원이 물질에 직접 전달되는 방식이고 복사(Radiation)는 난로와 같이 매개물질 없이 열이 전달되는 방식입니다. 대류(Convection) 에어컨과 같이 차가운 공기(또는 물)는 아래로 내려가고 더운공기는 위로 올라가는 흐름 상태가 반복되면서 온도 변화를 주는 방법입니다.


세 가지 중 열의 대류 (Convection)를 이용한 것이 에어프라이어 오래전부터 사용되고 있는 컨벡션 오븐입니다. 에어프라이어는 밀폐된 공간 아랫부분에 조리할 재료를 놓고 에서 발생하는 열을 팬을 이용해 아래로 계속 불어주면 그 뜨거운 공기의 접촉으로 열이 전달돼 재료를 조리하는 원리입니다. 뜨거운 공기를 항상 위에서 아래로 불어주기 때문에 재료 밑면도 같은 열전달을 위해 뒤집어 주어야 니다. (요즘 개선된 형태는 바닥까지 뜨거운 공기가 순환될 수 있는 모양과 구조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오븐과 저의 인연은 무척 긴 편입니다. 결혼하기 전 부모님과 함께 살 때 집에 가스를 사용하는 'Magic Chef' 브랜드의 오래된 오븐이 하나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이걸 왜 집에 모시고(?) 있었는지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거의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고 큰 냄비나 찜기 같은 것을 넣어두는 으로 쓰고 있었습니다. 결혼 후 직장이었던 연구소에 같은 브랜드의 오븐이 있어서 사용법을 배우고 쓰기에 익숙해지면서 본가에 있는 그 오븐을 어머니보란 듯이 한번 사용해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무슨 요리를 해볼까 생각하다 당시 오픈한 토니 로마스 (Tony Roma's)에서 먹어 본 바비큐한 돼지 등갈비 (Barbecued Baby Back Rib)를 오븐으구워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재료를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돼지 등갈비를 사려고 온 동네 정육점들과 백화점 식육코너를 모두 뒤졌지만 구하지 못했고 마지막으로 방문한 가락동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일반 소비자에게는 판매 안 한다고 하는 주인아저씨에게 가까스로 부탁해  수 있었습니다. 소스도 그때에는 바비큐 구이 방식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이어서 카투사로 군 복무할 때 부대에서 여름이면 야외 숯불 바비큐 그릴로 자주 구워 먹던 맛을 기억해서 직접 집에서 만들기로 했습니다.


마침내 어머니 생신날 양념에 재워놓은 등갈비를 가지고 본가에 가서 솜씨를 발휘할 기회가 왔습니다. 그러나 오븐으로 바비큐 고기를 굽는 데에는 경험 부족이었는지 굽던 고기의 반은 숯으로 만들어 온 집안을 연기로 가득 채우며 그 자리에 모였던 가족들의 원성을 들으며 바비큐 쇼를 끝내야만 했습니다. 몇 년 뒤 캐나다에 와서 다시 접하게 된 오븐은 저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었고 직장과 집에서 처음부터 다시 써보고 제품을 만들면서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곳에서도 처음에는 위아래에 열선이 설치된 복사방식의 전기 오븐을 오랫동안 사용하다가 지금은 가스 컨벡션 오븐과 전기 컨벡션 오븐 두 종류모두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베이커리 쪽 제품 테스트를 많이 하다 보니 베이크 (Bake), 컨벡션 (Convection), 브로일 (Broil) 기능이 모두 있는 모델을 선택했고 윗부분이 아닌 오븐의 안쪽 뒤편에 뜨거운 공기를 불어주는 팬이 있어 재료의 조리 온도만 잘 맞추면 컨벡션 방식으로 충분히 에어프라이어의 기능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컨벡션, 베이크, 브로일 겸용 오븐 ( 사진출처: Food Network)


사용하고 있는 오븐들한국 브랜드가 아니어서 한국 제품은 어떤 타입으로 만들고 있는지 궁금해 확인해 보니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 가전 브랜드의 제품은 거의 모두 컨벡션 에어프라이어 겸용 오븐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한국기업의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세계적인 트렌드를 이끄는 빠른 마케팅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컨벡션의 가장 큰 장점은 오븐 안으로 고르게 뜨거운 공기불어주고 순환시킴으로써 위치에 관계없이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점입니다. (참고로 요즘 나폴리 스타일 피자를 굽는 데 사용되며 많이 유행하고 있는 나무 장작 화덕은 전도열과 복사열을 이용해서 굽는 방식입니다.)


에어프라이어 기능을 하는 컨벡션 오븐 (사진 출처: lg.com)


다시 에어프라이어를 사야 냐고 묻는 와이프에게 설명을 해주며 이야기했습니다.


'우리 집 오븐은 컨벡션 기능이 있는데 그게 바로 에어프라이어야'.


(전면 사진출처: Kitchen 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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