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색 시간

멈춤

by 윤지WORLD

연이어 내린 눈에 겨울왕국이 된 겨울동네.

아침 일찍 출근길에 나설 걱정이 없는 나로선 그저 이 겨울왕국의 운치를 누리는 중이다.

K직장인들의 근면에 심심한 위로와 박수 보내며.

월세낸 듯한 집앞 카페 통유리창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쌓인 눈이 지나치게 하얀 까닭에

곧 순백의 뇌를 갖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멍하니~ 멍청하니~ 보고 있노라면

올해를 반추하지 않을 수도 없다.

난 이 유리창 너머를 대부분 시간에 이렇게 멍하니 바라보았고 가끔은 노려 보았고 어떤 새벽엔 우수에 젖었다.

새벽이란 꼴값을 떨기 좋은 시간대이다..

그리고 운 좋으면 브런치에 글을 썼다.

그런 날들이 지금 파노라마 같이 지나가는 걸 보니

역시 멍하니 있을 때가 생생하니 살아 있음을 느낄 때가 아닌가 하는 역설.

모순적 인간인 나의 연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평안과 불안이 바통터치를 이어가는 나의 연말레이스는 무엇으로 채워야 만족스러울까?

물리도록 해리포터와 케빈을 보고

빙크루소와 머라이어캐리를 듣고

산타와 트리를 곁들인 케익을 먹고

반짝반짝한 배부름으로 잠깐 일상을 등져 볼까?

요즘 집앞이 겨울왕국인 까닭에 이리 낭만있고 동심이다.

일단 오늘 밤엔 남들 다하는 눈사람을 눈곰으로 만들기부터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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