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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임리치 Dec 19. 2018

시간을 잘 쓴다는 말의 뜻

시간부자 132화

시간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시간의 흐름을 감지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계획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 [시간부자129화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야 하는 이유] 계획이란 특정한 시간에 무언가를 하기 위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 무언가를 하고 나면 그것은 하나의 경험이 된다.


티비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밥을 먹거나...

물건을 만지거나...

생각에 깊이 잠기거나...


경험은 외부의 정보나 내부의 정보가 사람의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과정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은 경험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감지한다.


1시간짜리 드라마를 보거나...

3분짜리 음악을 듣거나...

30분동안 밥을 먹거나...

30초동안 폰을 만지거나...

10분동안 생각에 잠기거나...


이렇게 행위를 빗대어 시간의 길이를 가늠하고 추정한다. 그런데 만약 경험의 데이터가 입력되지 않는다면 어떨까?


술에 취해 필름이 끊겨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동안의 시간들은...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앉아 있었다면 그동안의 시간들은...


흐름이 감지되지 못한 시간이 된다.


경험되지 않은 시간은 흐름을 감지할 수 없기에 시간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것은 곧 잃어버림을 뜻한다.



시간을 잘 쓰고 있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 가정을 한가지 해보자.


어느날 직장에서 일을 하던 중 A와 B에게 2시간의 자유시간이 생겼다.


A는 휴식을 취할 생각이다. 무엇을 하며 휴식을 취할까 고민하다 마땅히 할 것이 없어 일단 침대에 누워 눈을 붙인다. 그러다 잠이 든다. 한참 후에 동료가 와서 깨운다. 시계를 보니 근무 복귀 5분전이다. 생각보다 깊게 잠들었던 터라 잠이 쉽게 깨질 않는다. 정신이 맑아질 때까지 자리에 앉아있다가 시간이 다 되어 근무에 복귀한다.


B도 휴식을 취할 생각이다. 몸이 피곤해서 일단 잠을 자기로 한다. 근무 복귀 5분전에 일어날 수 있도록 알람을 맞춰 놓는다. 그리고 잠이 든다. 한참 후에 알람을 듣고 잠에서 깬다. 5분동안 몸을 풀기 위해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다. 몸이 개운해질 무렵 시간이 다 되어 근무에 복귀한다.


A와B에게는 두가지의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하나는 알람장치이고, 다른 하나는 마지막 5분이다. 알람은 계획의 유무를 의미한다. 계획을 세우지 않았던 A는 동료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다. 이것은...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나의 시간이 타인이나 주변환경에 의해 조절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나의 시간이 내 의지의 경험들로 채워지지 못하는 것이다. 또는 경험되지 않는 시간으로 방치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마지막 5분이 A에겐 그런 의미였다. 반면에 B는 알람이라는 계획을 세움으로써 자신의 시간을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었다. 덕분에 마지막 5분이 스트레칭이라는 경험으로 채워지게 됐다. 결과적으로 B는 자유시간의 마지막 5분마저 흐름을 감지함으로써 온전히 자신을 위해 쓸 수 있게 됐다.


그럼 여기서 이런 반문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5분 하나에 집착하면서 인생을 살고 싶지 않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5분은 쉽게 버려져도 되는 가치가 매우 적은 시간일까?




물에 빠지게 되면 상황은 매우 달라진다. 1분1초가 아까운 상황이다. 모든 시간을 물속에서 빠져 나가기 위해 써야 한다. 1초의 한 순간들 조차 빠짐없이 나의 나가려는 의지의 경험들로 채워져야만 한다. 살기 위해서 말이다. 너무 극단적인 상황의 예일까?


30살의 청년이 어느날 삶의 한 가운데에서 '인생'이란 물에 빠지게 됐다. 그 청년의 폐활량은 70년을 버틸 수 있기에 충분하다. 그는 더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해 현재의 '인생'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의지의 경험들로 시간을 채우고 있다.


실제 물에 빠진 경우와 '인생'을 물로 비유하여 인생에 빠졌다고 하는 경우 주어진 시간은 5분과 70년으로 각기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두가지 경우 모두 남아있는 생명의 시간을 뜻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아있는 시간의 양을 비교하여 시간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남아있는 생명의 양을 비교하여 생명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생명의 가치를 남아있는 시간으로 판단하는 사람은 없다. 남은 수명이 어떻든 간에 생명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간도 마찬가지다. 주어진 시간의 길이가 어떻든 간에 시간 자체가 중요하다. 시간이 곧 생명이기 때문이다.


물에 빠진 사람에게 가장 괴로운 순간은 내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단 10초라도 몸이 내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10초의 시간을, 10초의 생명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그것은 '인생'이라는 물속에서도 같은 의미를 지닌다.


시간이 그렇게 소중한 것이라면 시간을 잘 쓴다는 말의 뜻은...

단 10초라도 나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들을 빠짐없이 내 의지의 경험으로 채우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단, 이 말의 뜻이 의미있게 성립되려면 한 가지의 전제가 있어야 한다. 물속에서 빠져 나가기 위함, 지금보다 더 나은 인생으로 가기 위함이라는...목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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