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끓여주는 미역국을 한 그릇 비우고, 엄마 아빠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나를 이 세상에 있게 한 두 사람이 불러주는 생일 축하 노래. 나는 알았다. 지금부터 이 장면을 영원히 그리워할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 이 순간이 간절히 돌아오기를 바랄 것이라는 것을.
언제부턴가 부모님이 불러주는 생일 축하 노래를 들으면 조금 슬퍼졌다. 좋은 날에 모여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아 꾹 참으며 괜히 춤을 췄다. 그리고 씩씩하게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말했다.
아마도 영원한 사랑이 있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이유가 없고 대상만 있는 사랑. 너이기에 사랑하는 것. 사랑에 다른 이름이 있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엄마, 아빠.
세상에 모든 곳에 신이 계실 수 없어 이들을 보내셨다고 한다. 그리고 그 선물 덕에 나는 이유 없는 평생의 사랑을 누리며 살아왔고, 살아간다.
그 사랑은 형태가 없지만 무엇보다도 분명했다.
절대 멈추지도 사라지지도 않을 사랑이지만, 어떤 부재도 없이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이 세상에 함께 있을 때 조금 더 당신을 기억하고 싶다. 그저 그 마음으로 이 글들을 썼다.
너무나 크고, 끝이 나지 않을 이야기라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할지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아마 평생 그럴 것이다. 나는 당신들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언제까지나 자식이니까.
그저 당신의 사랑 앞에 감사를 보낼 뿐이다.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않겠다고 결심하고는 늘 어렵다.
사실은 대단한 사랑의 고백보다 매일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이 당신이 기뻐할지 모른다.
사랑합니다 나의 엄마 아빠.
내게 가장 애틋하고, 아프고, 사랑하는 두 사람의 '희'와 '철' 이름 그리고 이야기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