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지영 Nov 21. 2024

스스로를 알고 이기는 사람


"다른 사람을 아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고(知人者智), 자신을 아는 사람은 밝은 사람이다(自知者明).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이 있는 사람이고(勝人者有力) 자신을 이기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自勝者強)"(노자, [도덕경] 33장)


 이 구절은 노자 철학의 핵심을 보여줍니다. 노자는 인위적인 것을 경계하고 자연스러움을 중시했습니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 적절한 때에 행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억지로 무언가를 이루려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름을 따르며 최선의 결과를 얻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현대인의 일상에서 스트레스에 맞서 억지로 무언가를 성취하려 하기보다,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이해하고 그에 맞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 '무위자연'의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구절에서 노자가 말하는 세 가지 가르침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지인자지(知人者智)", 타인을 아는 지혜입니다. 노자가 말하는 타인을 아는 지혜는 단순한 관찰이 아닌, 타인의 관점에서 상황을 보고 그들의 감정을 공감하며 깊이 이해하는 것입니다. 노자는 만물이 도(道)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았기 때문에,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역시 나처럼 도의 일부로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즉, 타인과 나 모두가 하나의 큰 흐름 속에 있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타인과 대립하기보다는 함께 조화를 이루려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이는 타인과 대립하기보다는 조화를 이루려는 마음을 갖게 합니다.


 예를 들어, 한 회사의 관리자는 직원들에게 단순히 업무 지시만 내리고, 그들의 어려움이나 감정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직원들의 마음을 잃었습니다. 반면, 다른 관리자는 직원 개개인의 상황을 세심하게 살피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지지를 보냈습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더 큰 동기와 성취감을 느꼈고, 결과적으로 더 높은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타인을 이해하는 지혜는 이런 깊은 차원의 성과로 이어집니다.


 다음은 "자지자명(自知者明)", 자신을 아는 것입니다. 자신을 안다는 것은 자신의 성격, 욕망, 감정을 인식하고,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상황에서 쉽게 화를 내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자연과 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깨닫는 과정입니다. 자신의 욕망과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환경과 내면의 충동에 휘둘리게 됩니다. 반면, 자신의 본성과 그것이 자연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게 되면 내적 평화를 찾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승자강(自勝者强)"은 자신의 본성을 이해하고 도와 조화를 이루는 것을 의미합니다. 노자는 타인을 이기는 힘보다 자신을 이기는 강함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타인을 이기는 힘은 외부에서 발휘되지만, 자신을 이기는 강함은 내면의 나약함을 극복하는 능력에서 비롯됩니다. 자기 극복은 단순한 억제나 억누름을 넘어서, 자신의 약점을 뛰어넘고 도와 함께 살아가는 과정입니다.


 이런 삶은 대나무와 같습니다. 대나무는 강풍에도 부러지지 않고 휘어집니다. 마치 유연함을 통해 자신의 고집을 꺾는 것처럼, 대나무는 부드러움으로 강한 바람을 견딥니다. 이와 유사하게 버드나무도 강한 바람이 불 때 가지가 휘어지면서도 부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유연함 속에서 진정한 강함을 발견할 수 있음을 상징합니다. 현대인의 일상에서도 누군가의 반박에 즉각 반응하기보다 잠시 멈추고 생각하는 것이 자신을 이기는 강함의 시작입니다.


 이 세 가지 가르침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타인을 이해하려 노력하면 자신도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극복할 힘을 얻게 됩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성과와 경쟁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잃고, 비교로 인해 평화를 잃습니다. 이럴 때 노자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나침반이 되어줍니다.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그러나 부드럽게 강함을 지니며 조화로운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노자가 말한 지혜로운 삶의 시작일 것입니다.

이전 17화 욕망의 원인을 아는 것이 자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