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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균 Mar 23. 2017

술 두 번째 이야기 - 소주

소주에 대하여

소주에 대하여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소주(燒酒)’ 항목을 살펴보자. 이런 해설이 따른다.

곡주나 고구마 주 따위를 끓여서 얻는 증류식 술. 무색투명하고 알코올 성분이 많다.

곡주나 고구마 주’는 쌀·보리·밀·옥수수 같은 곡물이나 고구마로 만든 술(酒) 일 게다

국어사전의 ‘증류(蒸溜)’ 항목에는 이런 설명이 나와 있다.

액체를 가열하여 생긴 기체를 냉각하여 다시 액체로 만드는 일.

보리나 밀을 발효시킨 술을 증류하면 위스키(whiskey), 

수수를 발효시킨 술을 증류하면 배갈(고량주), 

포도주를 증류하면 코냑(cognac)이 나온다.

마시고 있는 소주는 타피오카(tapioca)라고 하는 작물을 원재료로 사용한다. 색소는 대개 치자황 색소다. 치자 열매에서 추출한 노란색 착색제를 말한다. 


희석식 소주

희석이라……. 희석은 농도를 묽게 한다는 뜻이다. 어떤 용액에 물이나, 물과 비슷한 용매를 넣어 농도를 아주 옅게 만드는 걸 희석이라 한다. 그 ‘어떤 용액’은 물론 알코올이다. 희석식 소주는 녹말이나 당분이 포함된 재료(그게 무엇이든 관계없다)를 발효시켜 만든 강력 알코올(대개 95퍼센트)에 물을 들이부은 뒤 다시 감미료를 넣어 만든 소주 맛의 술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원재료에 해당하는 알코올이다. 


그걸 주정(酒精)이라고 한다. 청주는 15~16퍼센트, 포도주는 7~14퍼센트, 맥주는 3~4퍼센트, 위스키·브랜디는 35~55퍼센트의 에틸알코올을 함유한다고 한다. 주정의 ‘법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가. 녹말 또는 당분이 포함된 재료를 발효시켜 알코올분 85도 이상으로 증류한 것

나. 알코올분이 포함된 재료를 알코올분 85도 이상으로 증류한 것

희석식 소주를 만들 때 쓰는 주정은 보통 95퍼센트 순도의 에틸알코올이다


소주에 표기된 주정의 표시

주정, 증류식 소주(쌀 국산 100%) 0.1%

소주업체들은 ㈜대한주정판매에서 주정을 사다가 물과 섞어 소주를 만든다. 소주와 관련해 벌어진 감미료 파동은 크게 두 번 있었다. 한 번이 사카린이고 다른 한 번이 스테비오사이드 파동이다. 사카린과 스테비오사이드라는 이름의 감미료가 소주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대표적 감미료라는 얘기가 되겠다. 소주의 단맛을 내는 감미료의 대표 주자였다 설탕보다 300~500배가 달다. 이것은 파라과이가 원산지인 스테비아라는 식물이 있다. 이 국화과의 식물 잎에서 추출하여 만드는 게 스테비오사이드다. 1980년대 후반 이후부터 사카린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스테비오사이드의 유해성 논란.

지난 1996년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스테비오사이드’의 유해성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인 끝에 이를 소주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주세법 시행령을 개정하라고 기획재정부에 통보했다.  이에 대한주류공업협회는 소주 첨가물인 ‘스테비오사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소주업계 의견서를 청와대와 정부 유관부처에 제출했다. 소주 업계는 ‘스테비오사이드’를 다른 감미료로 교체할 경우 연간 약 584억 원의 추가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테비오사이드’ 논란은 소강상태에 있다가 호주 정부가 한국산 소주를 수입금지하는 사건으로 다시 쟁점화됐다. 

지난 2010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추미애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호주 정부는 ‘스테비오사이드’는 아무리 소량이라도 다음 세대에 정신질환이나 지체장애, 신체장애 또는 저능아 탄생 위험(장기간 복용 시 유전독성) 우려를 제기할 정도로 유해하다”라고 지적한 것. 스테비오사이드(stevioside)’는 스테비아의 잎에 들어 있는 단맛이 나는 감미료로 내열성, 내산성, 내알칼리성을 갖고 있으며 발효가 되지 않는다.


한국 소주의 역사.

1964년까지는 증류식 소주와 희석식 소주가 사이좋게 공존했다. 1964년까지 그때 양곡 정책이 바뀌면서 곡물로 증류주를 빚는 걸 정부가 제도적으로 금지해 버렸다. 1973년에 주정(酒精) 배정제도라는 게 생겼는데, 말하자면 소주의 원료인 알코올을 정부가 나서서 생산업체에 할당해주는 것이다. 이제 25도가 소주의 대세가 된 게 1974년이었으니 1999년이면 이미 25년이나 지나지 않았나 즉 25년 동안이나 25도 술이 주도를 했다. 

2006년, 진로의 후신인 한국 대표 소주 ‘참이슬’이 19.8도의 술을 만들고 2015년 기준으로 17도 나왔다. 했다. ‘순하리’는 유자 농축액과 유자향을 첨가한 14도짜리 소주다


해장국

해장……. 장(腸)을 풀어준다(解)고 해장이라 표현한 것일까? 그건 아닌 모양이다. 해장국의 원래 이름은 해정 국이었는데, 그 단어가 변한 것이라 한다. 해정(解?)은 숙취를 풀어준다는 뜻이다. 그런데 알코올을 적정량 이상 섭취할 때 우리 몸에 쌓이는 물질이 아세트알데히드’라는 성분이 쌓이게 되고 수분과 전해질은 부족한 현상이 발생. 해장을 위해서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시켜야 하는데 그 특효약이 바로 콩나물이다. 콩나물에 들어 있는 ‘아스파라긴산’ 성분은 간을 히독한다.

 

차수 변경

1차에서 막 시작만 하고 끝내지 못한 ‘한탄’과 ‘비난’을 이어가야 한다. 500cc 생맥주 두세 잔을 마시며 이런저런 대화를 이어가다 대화가 자꾸 엇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야말로 휑하게 가진 않는다. 1차와 2차에서 격전을 치르고 나면 대 주당(酒黨)들에게 막차 따위야 안중에 없다. 일단 더 마시고 보는 것이다.


술을 먹는 동시에 술을 깨면 되지 않는가!


해장국에다 소주나 한잔하지, 뭐!”

이렇게 1차 소주(또는 소폭), 2차 생맥주에 이어 3차에는 다시 소주를 들이켜기 시작한다.

1차: 소주(또는 소폭)+삼겹살

2차: 생맥주+마른안주

3차: 다시 소주+해장국


유럽에서는 삼겹살을 벨리(belly)라고 부른다. ‘배[腹]’라는 뜻이다. 삼겹살이 돼지의 뱃살 부위이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삼겹살을 먹지 않는다. 비개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이 경직된다 싶으면, 그냥 두지 말고 소주 한잔으로 그때그때 풀어주시길 권한다. 번잡한 사연을 떠나, 살면서 뭉치고 맺힌 게 있으면 가끔 풀어줘야 한다. 그리고 삶의 응어리를 푸는 데 소주만 한 처방이 어디 있을까?


참고자료 - 소주 이야기(이지영 살림지식총서), 술나라 이야기(정헌배), 막걸리 이야기(살림지식총서 제436권),사케流 (사케책 1편) 


01 - 술 첫 번째이야기 

02- 술 두 번째 이야기 소주

03- 술 세 번째 이야기 와인

04- 술 네 번째 이야기 막걸리

05- 술 다섯 번째 이야기 사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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