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에도, 삶은 흐른다

by 감사렌즈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쓰지 않고 지나온 시간도 소중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 박완서 작가

이 문장을 만난 날, 마음이 조용히 내려앉았다.
불안한 마음, 자책감, 초조함이 한꺼번에 밀려와 나를 흔들고 있던 순간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뭘 했을까.”
“왜 자격증 하나 제대로 따지 못했을까.”
그런 생각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이던 내게, 이 한 줄이 조용히 말을 건넸다.

그래,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 날들도
결국엔 나를 살아 있게 했던 시간이었구나.
그 시간에도 나는 버티고 있었고, 나름의 애를 쓰고 있었던 거다.
그제야 조금 마음이 풀렸다.

하루하루는 늘 같지 않다.
기분 좋은 일이 생겼다가도 작은 실패 하나에 쉽게 무너진다.
감정은 매일 출렁이고, 마음은 바쁘게 움직인다.
‘일비일희’—기쁨과 슬픔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간다.
그럼에도 삶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간다.

그래서 요즘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힘’을 의식적으로 기르려 한다.
매일 10분, 눈을 감고 앉아 내 감정을 바라보는 시간.
명상을 통해 마음속 소란을 조용히 들여다본다.
억누르거나 외면하지 않고, 그냥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아간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실패했다고 해서 내가 무가치한 건 아니다.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한 발씩 내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던 시간조차
지금의 나를 이루는 소중한 조각이었다는 걸,
그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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