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풍 Oct 18. 2022

평화롭게 세상 살기


"당신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바라는 그대로 다른 사람에게 해주라"라는 말이 있다. 어떻게 보면 이 말은 세상을 평화롭게 살아가는 매우 중요한 지침인 것 같다. 우선 길거리에서 만나는 잘 모르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적용해 볼 수 있다. 길을 걷다 보면 간혹 어떤 사람들이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쳐다보는 상대의 시선이 별로 기분이 나쁘지 않다면 상관이 없다. 그러나 그러한 시선이 내 마음에 불편함을 일으킨다면, 남들도 그런 반응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길을 걸어갈 때, 가급적 타인의 얼굴이나 몸짓을 지나치게 바라보지 않으면 좋다. 반대로, 한 차원 더 높여서 내가 싫어도 타인이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것을 허용해 준다. 다시 말하면, 나는 남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 그를 쳐다보지 않은 동시에, 타인이 나를 쳐다보는 것은 용납한다는 뜻이다. 나는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타인의 나에 대한 불쾌감을 참는다는 의미다. 쉽지 않는 마음 자세지만, 성인이 되는 기분이 들 것이다. 또한 길을 걷다 보면, 좁은 길에서 앞에 가는 사람이 천천히 걸어가면서도 한쪽으로 비켜서 걸어가지 않고 길의 가운데를 차지하며 걷는다. 그럴 때면 뒤에서 바쁘게 걸어가는 나는 그 사람을 밀치고 나아가야 할지 아니면 잠시 더 큰 길이 나올 때까지 천천히 뒤따라 걸어가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잠깐 사이에 온 신경이 곤두선다.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나는 잠시 후에 큰 길이 나와서 앞사람을 여유롭게 따돌릴 수 있을 때까지 천천히 걸어가 준다. 반대로 내가 좁은 길을 걸어가고 뒤에서 사람이 따라올 때는 뒤의 행인이 먼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의 한 옆으로 피해 준다.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속에서 우리 행동을 컨트롤하는 감정이 용납하지 않는다. 길 위에서의 사소한 행동이지만, 인간의 감정은 모든 일을 이기냐 지느냐로 판단한다.

뉴스를 보면, 사람이 다른 사람과 싸울 때 그 이유가 거창한 것은 아니다. 처음 본 사람이 자신을 형씨라고 불렀다고 싸움을 시작하고 급기야는 폭행을 행사하기도 한다. 친구 애인 부부간에도 사소한 말 한마디가 결별을 불러오기도 한다. 이처럼 이 세상에는 결과를 놓고 보면, 사소하거나 또는 중요한 일에 구분이 없다. 내 발가락에 찔린 작은 가시 하나를 빼는 것이 타인이 겪는 엄청난 고통 보다도 소중하다. 인간은 텔레비전을 볼 때, 아프리카의 아동들이 굶주림에 죽어가는 장면을 보다 울적해한다. 그러나 잠시 후에 맛있는 치킨 광고가 나오면 조금 전에 본 빈곤 아동의 모습은 금방 사라져 버린다. 작고 사소하게 여겨지는 것들에서 자신을 희생하고 동시에 타인의 기대치를 만족시켜 주는 사람은 세상을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사람이다.

이전 12화 타인의 평가 극복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