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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장이 천만 원에 거래되는
AI 에이전트가 있다?

Manus AI, 제2의 딥시크 될 수 있을까 | 아이템 갈라서 파고들기

by 카카오벤처스 Mar 12. 2025


VC가 시장을 보는 시각

카카오벤처스 심사역들의 생각을 전하는 뉴스레터 ‘아.갈.파'(아이템 갈라서 파고들기)가 발행되었습니다. 이번 주제는 지난 5일 새벽, 세상에 공개된 중국 AI 에이전트 'Manus AI'입니다. Manus AI는 제2의 딥시크가 될 수 있을까요? Manus AI 주요 특징을 카카오벤처스 시각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본 글은 카카오벤처스 뉴스레터 '아.갈.파(아이템 갈라서 파고들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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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5일 새벽, Manus AI가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딥시크를 이어 중국에서 탄생한 Manus는 공개와 함께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페이지가 다운되고, 중국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얼리 엑세스를 위한 초대 코드가 약 천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는데요. Manus AI가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바로 기존의 챗봇 형태의 AI와는 달리 ‘응답’을 넘어 ‘실행’까지 직접 하는 세계 최초의 범용 AI Agent이기(라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초대 코드가 6만 위안(약 12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는 모습중국의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초대 코드가 6만 위안(약 12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는 모습


하지만, 하루 동안의 폭발적인 반응 이후, 공개 이튿날부터 조금씩 Manus AI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함께 ‘거품이다’라는 반응들도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오랜만에 돌아온 아갈파에서는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Manus AI의 정체에 대해 파헤쳐봄과 동시에 카벤의 시각을 덧붙여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Manus AI는 제2의 딥시크일까?


Manus AI가 깜짝 공개된 이후,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지역은 단연 중국이었습니다. “중국에서 제2의 딥시크가 탄생했다”, “딥시크 같은 기업 몇개 정도 나와야 중국 아니겠냐”라며 한껏 국뽕(?)에 취한 모습들이 소셜 미디어 곳곳에서 보였는데요.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Manus AI는 이미 Monica AI를 운영하고 있던 중국의 AI 스타트업 Butterfly Effect(蝴蝶效应)가1년간 개발해 완성된 제품이라고 합니다. 창업자 샤오훙(肖弘)은 전 야경(夜莺) 테크 창업자이며, CTO 지이차오(季逸超)는 ‘Forbes China 30 Under 30’ 선정되기도 한 AI 분야 연쇄 창업자입니다.


Manus AI의 디스코드 방. 멤버들은 중국 국기 이모지를 달며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Manus AI의 디스코드 방. 멤버들은 중국 국기 이모지를 달며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Manus AI가 특별한 이유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포인트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텍스트 응답이 아닌, "사용 가능한 결과물"을 제공하는 AI


기존의 AI 챗봇(OpenAI의 ChatGPT, DeepSeek 등)은 질문에 대한 텍스트 응답을 제공하는 데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반면, Manus AI는 텍스트 응답을 넘어 "사용 가능한 결과물"을 제공하는 것을 핵심 차별점으로 내세웁니다.


공개된 데모에 따르면, Manus AI는 사용자의 요청에 대해 텍스트의 형태로 답변하는 것이 아닌, 문서파일, 웹페이지 등 결과물을 직접 제작해 제공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사용자가 “7일간의 일본 여행과 프러포즈 계획을 세워줘”라고 요청했을 때,

7일간의 여행 일정

로맨틱한 프러포즈 장소 리스트

일본 여행에 대한 조사 자료

HTML 형식의 여행 가이드

예산 계획

Manus가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수행해야 할 작업 목록 (예: 일본 여행 기본 정보 조사, 도시 및 관광지 연구, 일정 구성 등)


이렇게 여섯 개의 문서를 생성해 제공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같은 요청을 했을 때, 딥시크는 채팅 인터페이스상에서 텍스트의 형태로만 제공하는 것과의 차이죠. 문서 파일 뿐만 아니라 웹페이지와 게임까지 직접 만들어 줍니다. 최근 샤오홍슈에서는 한 유저가 “슈팅 미니게임을 만들어줘”라고 했을 때 실제 게임이 제작되고, “LLM이 뭔지 정리해 줘”라고 했을 때 LLM에 대한 정보들이 잘 정리된 별도의 웹페이지가 제작된 경험을 공유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Chat GPT와 딥시크, 그리고 Manus의 답변의 퀄리티는 크게 차이가 없을 수 있지만, 같은 내용이라도 어떤 형태로 제공하는지에 따라서 유저의 경험이 현저하게 달라집니다. 실제로 같은 질문을 딥시크에 입력했을 때, 내용은 비슷했지만 채팅 화면의 텍스트로 제공되었기 때문에 유저가 결국 복사 붙여넣기를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슈팅 미니게임을 만들어줘”라는 인풋 한 줄에 게임이 실제로 만들어진 모습 / 출처: 샤오홍슈 @朋克周“슈팅 미니게임을 만들어줘”라는 인풋 한 줄에 게임이 실제로 만들어진 모습 / 출처: 샤오홍슈 @朋克周


이외에도 공개된 데모에 따르면, 주식 분석, 웹페이지 크롤링, 웹사이트 SEO 최적화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출처: Manus AI 공식 홈페이지출처: Manus AI 공식 홈페이지

  


에이전트들을 한땀 한땀 모아서 빚은 눈물의 차력쇼,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 


이렇게 실행까지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AI 챗봇은 사용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지만, Manus AI는 복잡한 작업을 자동으로 쪼개어, 각각의 서브 에이전트들이 협력하여 실행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Manus AI에 "뉴욕에서 투자할 만한 부동산을 찾아줘"라는 요청을 했다고 가정했을 때, Manus AI는 이 요청을 수행하기 위한 작업을 작은 단위로 분해하고, 각각의 업무에 특화된 에이전트들이 서로 협력하며 결과물까지 내어놓는 겁니다. Web Scraper Agent는 뉴욕의 주요 부동산 사이트에서 가격, 투자 정보 크롤링하고, Data Analysis Agent 과거 시세 및 미래 전망을 분석, Report Generator Agent는 분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PDF 리포트 자동 생성하는 식입니다.



AI 유저 경험(AI Experience, AX) 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다


 Manus AI는 기존 AI 챗봇과는 확실히 차별화 된 UX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건, AI의 작업 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시각적 UX"라는 점인데요.


출처: Manus AI 공식 홈페이지출처: Manus AI 공식 홈페이지


Manus AI의 인터페이스를 보면, 우측에 작은 컴퓨터 화면이 별도로 구성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두고 데모 영상에서는 “각 Manus 세션마다 별도의 컴퓨터가 있다”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 작은 컴퓨터를 통해 사용자는 AI가 작업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고, 사용자 필요하면 개입해 과정을 수정할 수도 있는데요. 심지어 Manus가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동안 CAPTCHA(자동화 방지 인증 코드)를 마주했을 때의 상황도 그대로 보여주며, 유저에게 대안을 구하기도 합니다.


출처: 有界UnKnown출처: 有界UnKnown


GPT o1, Claude Sonnet 3.7 등 인기 모델들 역시 작업 과정을 텍스트로 꾸준히 보여주긴 합니다만, Manus AI는 이 과정을 시각적으로, 또 더 구체적으로 공개한다는 점이 사소해 보이지만 유저가 인식하는 단의 답변의 신뢰도를 더욱 높여준다고 생각합니다. “AI가 정말 나를 대신해 일을 하는구나”라는 느낌을 받는 와우 포인트가 될 수도 있겠죠. 이것이 Manus가 이야기하는 Assistant에서 진정한 일잘러 Agent로 거듭나는 모먼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빠르게 식어가는 열기, Manus AI는 과연 거품일까?


하지만, 엄청난 속도로 바이럴 되었던 것도 잠시, 이튿날부터는 그 열기가 꽤 빠르게 식어갔는데요. 순간의 Wow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여러 한계점이 드러나면서부터였습니다.



단순 LLM Wrapper인가, 아니면 정말 기술적으로 뛰어난가?


지금까지 가장 큰 비판은 Manus AI가 딥시크, OpenAI, Anthropic과는 달리 모델을 직접 개발하지 않는, LLM Wrapper라는 점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Manus AI는 Anthropic의 Claude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알리바바의 통의천문(Qwen) 기반 RL(강화학습) 모델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요.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존 모델을 ‘조합’한 것일 뿐, 기술적으로 전혀 새로울 게 없다”고 이야기하며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 빠르게 복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Manus, 진짜 AGI(범용 인공지능)의 단계인가?


데모 영상에서 Manus는 AGI 시대의 서막을 예고하며, 범용 인공지능의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자부했는데요. 하지만, 이를 두고 ‘아직은 멀었다’는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Manus는 아직 자체 데이터 피드백 루프가 없어 스스로 발전하는 AI가 아닌, 외부 모델과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최적화된 에이전트에 가깝기 때문인데요. 즉, Manus는 사용자의 요청을 처리하면서 생성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하거나 자체적으로 성능을 개선하지 못하고, 이는 이전 경험을 학습하며 스스로 발전하는 AGI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해야 하는 이유
(Feat. KV’s Thoughts)


Manus AI가 하루아침에 이렇게 큰 관심을 받으며 OpenAI, 딥시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보는 건 시기상조는 맞습니다. 아직 베타 테스트 기간인 만큼 더 지켜봐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죠. 하지만, 이번 Manus 열풍은 저희에게 주는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Manus는 결코 Foundation Model 덕만 본 프로덕트는 아닙니다.
(feat. 눈물의 차력쇼)


좋은 결과물은 기본적으로 Foundation Model의 성능, 맥락, 그리고 외부 정보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만들어집니다. 물론 Foundation Model 자체의 추론 성능이 결과물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한 Cursor 유저는 Claude가 버전 업되기 전후로 완전히 달라진 사용자 경험을 언급하기도 했죠. 그래서 “Manus가 보여주는 성능은 결국 Claude 추론 성능 덕 아니냐?”라는 이야기도 나올 법합니다. 


그러나 AI 모델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데모 수준을 넘어서는 퀄리티를 꾸준히 내는 것은 고도의 엔지니어링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대략 네 가지 허들이 있는데요.


첫째, 모델 최적화입니다. Hugging Face에만 해도 11만 개가 넘는 모델이 있고, 모두 “어떤 특정 영역 벤치마크 점수를 최고로 갱신했다”고 주장합니다. 모델마다 잘하는 태스크가 다르므로, 하나의 태스크를 쪼개 어떤 모델이 어떤 부분에서 효율적으로 성능을 낼지 끊임없는 테스트와 최적화가 필요하죠.


둘째, 외부 정보를 무리 없이 연동하는 일입니다. Manus가 직접 인터넷을 검색해 외부 데이터를 가져오려면, 모델 ↔ 인터넷 ↔ API가 연결되는 인터페이스를 구축해야 합니다. 거기에 요청 속도 최적화, 인증 관리, 요청 오류 처리 등도 필수입니다. (리캡차 같은 건 어떻게 뚫을지 고민해야 한다든가.)


셋째, 답변 안정성입니다. 언제든 엉뚱한 답변을 낼 수 있는 LLM 모델을 한 번 더 가공해, 유저가 요청하지 않은 것까지 막 알아서 해버리는 위험을 방지해야 합니다. 


넷째, 속도 문제입니다. 위 과정을 가능한 최소 시간 안에 구현해야 하죠.


이런 전 과정을 단순히 ‘Wrapping’이라고 하기엔 너무 박한 평가 같아요. KV EIR 태호는 이를 “눈물의 차력쇼”라고 표현했는데, 참 적확합니다. Manus가 매번 대규모 ‘Agent 단체 차력쇼’를 벌여 정확도, 속도, 안전성을 지켜내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실제로 한 전문가는 “새로운 기술은 많지 않지만,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게 통합했다”며 이를 “PM이 거둔 완벽한 승리”라고까지 평했습니다. 저희도 이 사례를 보며, AI 시대가 Researcher들의 R&D 단계에서 Engineer들이 주도하는 실용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feat. 천재 심사역 제로)

물론, 앞으로 상용화되는 과정에서 수백만 명의 유저가 사용해도 성능과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 BM은 어떻게 붙일 수 있을지 등등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겠죠. 하지만, 앞으로 더욱 뛰어난 모델들과 혁신적인 UX가 강결합하며 다양한 산업군과 환경에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에이전트가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국, Manus가 정말 AGI의 서막을 알리는 제품이 될지는 시간이 증명하겠지만 적어도 현재 Manus가 AI 에이전트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과연 범용 에이전트가 상용화된다면 지금의 AI Application들은 어떻게 될까?

Manus가 범용 Agent의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어도, 특정 버티컬이나 워크플로우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이기긴 어렵다고 봅니다. 속도나 정확도 면에서 전문화된 Agent가 우위에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어느 정도 범용성을 요구하는 개인 영역에선 범용 Agent가, 반대로 업무 환경에선 업무별 특화 Agent들이 시장을 나누어 가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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