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은 우리를 더 열심히 일하게 만들까?

돈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조직 설계란

by 회사원 나부랭이

1. 성과급만 주면 다 해결될까?


성과급은 오랜 시간 동안 “동기부여의 열쇠”로 여겨져 왔습니다.
성과를 내면 보상받고, 그렇지 않으면 줄어드는 구조.
어찌 보면 공정해 보입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성과급을 통해 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단순히 ‘보상’으로만 움직이는 존재는 아닙니다.
누군가는 책임감으로, 또 누군가는 동료와의 신뢰로, 혹은 조직이 가진 가치에 공감해서 일합니다. 성과급은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동기들을 보지 못한 채, 모든 걸 숫자로 환산하려 합니다.

결국 성과급이 작동하는 방식은 사람을 어떤 존재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계처럼 조정 가능한 존재인지, 아니면 의미를 좇는 존재인지 말이지요.




2. 성과는 숫자로만 볼 수 있을까?


우리는 성과를 주로 ‘측정 가능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매출, 생산량, 고객 수 같은 수치가 대표적이지요. 그런데 실제 조직이 돌아가는 핵심은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부분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팀워크를 조율하는 능력, 위기 상황에서의 책임감, 동료에 대한 배려 같은 것들은 성과지표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런 것들을 무시한 채, 눈에 보이는 지표만을 기준으로 삼으면 성과급은 오히려 왜곡된 행동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성과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성과처럼 보이게 만드는 방식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지요.

성과란 결과만이 아니라 그 결과를 만드는 과정과 태도까지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성과는 반드시 수치로 환산될 수 있어야 할까요?



3. 동기보다 계산이 앞서게 되는 순간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마음을 쏟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먼저 나서서 도와주고, 조직의 가치를 함께 지키려는 마음도 생깁니다. 이런 행동은 단지 효율이나 보상이 아니라, 내면의 만족감과 정체성,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에서 비롯됩니다.

그런데 이 내적인 동기는 외적인 보상이 과도하게 개입하는 순간 약해지기도 합니다.
‘의미’로 하던 일을 ‘이득’으로 하게 되면, 왜 시작했는지보다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집니다. 이는 경제심리학에서 오랫동안 연구된 주제이며, ‘보상이 오히려 자발성을 밀어낼 수 있다’는 관찰은 수많은 실험과 현실에서 반복되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자발적으로 하던 일을 돈을 주고 시키기 시작하면, 그 사람은 나중에 보상이 없어졌을 때 그 일을 더 이상 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마치 누군가를 돕던 손길이 어느 날부터 ‘계약’이 되었을 때, 도움을 주던 이유 자체가 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성과급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엔 보너스가 반갑지만, 점차 일이 ‘얼마를 더 받을 수 있는가’로 계산되기 시작하면, 내적 동기는 점점 사라집니다. 도와주고 싶어서 하던 일들이 “내 실적에 포함되느냐”를 따지게 되는 순간, 조직은 협력보다는 개인의 방어적 태도로 채워지게 됩니다.

이처럼 외적인 보상이 사람의 선한 의지와 자발적 행동을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은, 조직이 성과급 제도를 설계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지점입니다.




4. 제도는 도덕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과급은 단순한 보상 제도가 아닙니다.
그것은 회사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회사가 성과급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구성원들은 ‘무엇이 인정받는가’를 학습하게 됩니다.
만약 빠른 성과, 개인 실적만이 보상받는 구조라면,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협력보다는 경쟁을 택할 것입니다.
반대로, 협업, 장기적 기여, 조직의 가치를 높이는 행동이 보상된다면, 자연스럽게 도덕성과 성과가 공존하는 조직 문화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좋은 제도는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지 않고, 사람의 선한 마음을 지지합니다.
보상이 동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행동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제도는 사람의 본성을 억제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 본성이 더 잘 발현되도록 돕는 장치여야 하니까요.




5. 나는 무엇 때문에 일하고 있을까?


회사는 단순히 일터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시간을 보내고 관계를 맺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성과급이 중요한 건 맞지만, 성과급이 전부가 되는 순간 우리는 점점 더 피로해지고, 각자도생의 세계에 내몰리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 중요한 건 질문 하나일지 모릅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그 대답이 단지 ‘보너스’ 때문이라면, 일에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은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함께 잘되고 싶어서’, ‘좋은 동료이기 위해’, ‘이 일이 내 삶에 의미가 있어서’라고 답할 수 있다면, 그 조직은 오히려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성과급이 조직을 성장시키는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의 마음이 존중받는 구조부터 설계되어야 합니다. 회사의 진짜 성과는, 결국 그런 마음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마무리하며..


성과급은 조직을 움직이는 힘이 될 수도, 조직을 약화시키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그 제도가 무엇을 기준으로 설계되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돈은 동기를 유도할 수는 있지만, 지속시키지는 못합니다.
회사는 ‘성과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어떤 행동을 인정할 것인가’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합니다.

회사원인 우리 역시 자문해 봐야 합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그리고 그 방향은 조직이 지향하는 가치와 만날 수 있는가?”
그 질문에 스스로 납득할 수 있다면, 돈보다 더 오래가는 에너지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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