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젠 여름이 아니라 가을이 모기들의 활동기가 되었나보다.
귀에서 윙- 소리를 들으면 바로 창문과 방문을 닫고 모기채로 모기를 잡고 나서야 잠을 잔다.
그런데 요즘 요녀석들이 너무 잘 숨는다.
한번은 삼십분이 넘도록 찾다가 없어서 무심코 위를 봤더니 전등갓 옆으로 살짝 앉아 숨어 있었다.
쟤도 참 살기 힘들겠다 싶은 마음이었다.(당연히 바로 잡았지만)
그런데 며칠 뒤 전등갓 옆에 숨은 모기를 또 발견했다.
이젠 모기가 없으면 전등갓 먼저 올려다 본다.
모기들끼리 숨는 장소를 공유하고 소통하는걸까?
2.
홍차나 허브차를 티백으로도 자주 마시는데 물을 한 번만 우려 마시기가 아까워 두어번 더 붓는다.
그런데 그 때마다 라벨이 자꾸 컵으로 빠진다.
물을 안쪽으로 부어도 빠지고 바깥쪽으로 부어도 빠진다.
그래서 생각끝에 라벨을 손잡이에 돌려 한번 묶어 우려 마신다.
엄마가 보며 의아해 했다.
엄마는 물을 부을 때 단 한번도 라벨을 컵에 빠뜨린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어째서 늘 라벨을 빠뜨리는 걸까나.
3.
늦은 밤이나 새벽에 엄마 방을 지날 때면 티비 소리와 함께 코고는 소리를 듣는다.
그런데 다음날 엄마는 잠을 한숨도 못잤다고 호소한다.
4.
시계를 볼 때마다 44분이다.
나는 4를 좋아하니깐 사실 이건 좀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