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난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조 Nov 09. 2022

핸드폰 하는 시간 강제로 알차게 만들기

22.11.08

매일 해 나간다는 게 어려운 것을 알고 있다. 그 어려운 것을 계속해 나간다면 생각보다 성공이 가까운 곳에 있음도 알고 있다. 실제로 소소한 습관들을 하나, 둘 만들어 나가면서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의 중요성과 효과를 몸소 느끼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습관을 자리 잡게 만들기까지가 참 힘들다. 


아래 표는 2주 간격으로 기록하고 있는 일지의 일부다. 왼쪽의 숫자는 2주간 평균적으로 내 미래를 위해 투자한 시간이다. 독서 + 글쓰기 + 공부 시간을 합친 시간이다. 이 숫자가 2라면, 2주일 동안 하루 평균 2시간은 독서 + 글쓰기 + 공부에 시간을 썼다는 이야기다. 하루에 10시간 독서를 하든 며칠간 하지 않던 상관없다. 숫자는 2주간의 평균으로 집계된다. 


나는 이 기록을 21년 3월부터 시작했다. 지금이 22년 11월이니 벌써 1년 6개월 이상 지속해 오고 있는 습관이다. 이 습관을 시작하면서 세웠던 목표는 하루 2시간 이상 독서 + 글쓰기 + 공부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연두색 서식이 걸려 있는 칸은 2시간 이상으로 목표를 달성한 주기이고, 보라색 서식이 걸려 있는 칸은 3시간 이상으로 특히 성과가 좋았던 주기를 나타낸다. 위에서 보듯이 2021년 9월 이후 1년여간 2시간의 벽을 넘지 못했고, 22년 8월 각오를 다지고 다시 2시간을 훌쩍 넘기기 시작했다. 


아래쪽을 보면 4개 주기 즉 8주간의 여정을 마치고 다시 1시간대로 줄어든 상태로 3주기, 6주간의 시간을 보낸 것을 알 수 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간을 30분 단위로 기록하기에 하루에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가 매일매일 모니터링된다. 처음 기록을 시작하고 놀라웠던 점은 생각보다 버리는 시간이 어마 무시하게 많았다는 점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인터넷만 뒤적거리다가 사라진 주말에 대하여


하루에 8시간, 10시간씩을 그저 컴퓨터 앞에 앉아서 혹은 핸드폰을 붙잡고 있음을 비로소 마주한 순간이었다. 이후로도 나는 기록을 계속했다. 하루하루 시간의 축적이 눈에 들어오자 욕심도 났다. 이 시간을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됐으면 했다. 그때 작성한 글이 이것이다. 


시간관리의 시작 : 하루 일과 기록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기록 자체가 그저 당연한 루틴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되자 딱히 경각심 없이 하던 대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을 스스로가 느꼈다. 그것을 느끼는데 까지 1년 정도가 걸렸다. 그 이후로 남긴 글은 다음과 같다. 


하루 일과 기록) 문제는 잠


그리고 지금. 일 년 반 씩이나 이어온 습관이지만, 아직도 당초 목표했던 하루 2시간 이상의 시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솔직히 하루에 2시간을 빼려면 얼마든지 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런 자신감이 꼭 언제든 본인 의지로 담배를 끊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흡연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생각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지만 호기롭게 큰소리치는 이런 부분을 바로잡은 후에야 습관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하루 2시간 확보는 공허한 외침이 아니다. 5년 이상 이어온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으로 인해 나는 5시 30분 기상이 가능해졌다. 물론 몇 시에 잠자리에 들던지 5시 30분에 일어나는 건 아니다. 일찍 자야 일찍 일어날 수 있다. 5시 30분에 일어나면 오전에만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확보된다. 나머지는 회사 점심시간에 채우던지, 잠 자기 전 핸드폰 하는 시간 30분을 활용하면 하루에 2시간은 뚝딱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한없이 쉬운데 막상 실천해보면 정말 어려운 게 하루 2시간 확보하는 것이다. 


하루에 게임을 꼬박꼬박 2시간씩 하라면, 드라마를 두 편씩 보라면, 영화를 한 편씩 보라면, 핸드폰을 두 시간씩 하라면 어떨까?


1. 게임 2시간 : 연속적인 시간 투자가 필요하므로, 어려울 수도 있다.

2. 드라마 두 편 : 이것 역시 연속적인 시간 투자가 필요하지만, 끊을 수도 있기에 그래도 좀 낫다.

3. 영화 한 편 : 끊어서 보기 어려운 영화 2시간은 매일 실천하기에는 부담스럽다.

4. 핸드폰 두 시간 : 이미 두 시간은 초과해서 쳐다보고 있다. 매우 쉽다. 


이렇게 정리해보니 하루 두 시간 확보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연속적이지 않고 끊어서 할 수 있는 활동인가? 아닌가? 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연속으로 두 시간 집중해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공부를 하거나 하면 좋겠지만 그것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영화, 드라마, 게임이라고 생각해도 매일 2시간 시간을 내야만 한다고 생각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핸드폰을 두 시간 하라고 하면? 너무 쉽다. 연속성이 중요한 활동이 아니기에 짬짬이 쳐다볼 수 있고, 그렇게 채우는 두 시간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독서와 글쓰기 혹은 공부를 핸드폰과 접목시키는 건 어떨까? 


핸드폰 쳐다보는 게 이미 삶의 핵심 습관으로 자리 잡은 지금, 이 트리거를 이용해서 목표를 달성해버리자.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어떻게? 


일단은 핸드폰을 켰을 때 각종 알람 및 메신저를 먼저 확인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취급한다. 이건 정말 어쩔 수 없다. 핸드폰의 존재 이유이자 굳이 잠금해제를 해서 들여다보게 만드는 동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핸드폰으로 할 걸 다 하고 난 다음을 주목하자. 


인스타그램이든, 카카오톡이든, 네이버 메일이든, 블로그든, 각종 커뮤니티의 유머 게시판이든, 정치 기사든, 주식어플이든, 운동 보조 앱이든, 유튜브든, 트위치 게임방송이든, 스포티파이든, 새로 산 케이스가 너무 마음에 들든 어쨌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하루에 수십 번, 수백 번 핸드폰을 집어 들고 다시 놓고를 반복한다. 이렇게 볼 일 다 보고 나서는 핸드폰을 제자리에 내려놓는다. 아니면 손에 들고 있던지. 그렇다면, 핸드폰 전원 버튼을 누르기 직전에 루틴 하나를 추가한다면? 하루에 수 백 번 반복하는 루틴에 1분을 얹는다면 그것 자체로도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다. 100번 중에 30번만 루틴을 수행하더라도 30분을 확보하는 것이다. 


핸드폰을 내려놓기 전 마지막 루틴 수행을 쉽게 하기 위해서는 눈에 잘 띄어야 한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어플이 실행되고 1분 뒤 꺼지는 기능은 따로 없기에 시각이 어플을 보고 판단을 내려야 한다. 핸드폰을 내려놓기 전에 전자책 어플을 실행시켜서 한 페이지 분량의 글을 읽고 전원 버튼을 누를 작정이다. 까먹지 않고 매번 전자책 어플을 실행시키기 위해서는 눈에 잘 띄어야 한다. 그래서 핸드폰 배경화면의 매 페이지에 네 칸짜리 2X2 위젯을 띄워놓았다. 볼 일을 다 보고 쓸어 올려서 홈으로 가는 제스처 한 번, 전자책 위젯을 누르는 터치 한 번 두 번의 조작으로 독서를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물론 회사에 있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거나 하는 때는 어려울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 경우는 애초에 핸드폰 자체를 꺼내는 경우가 많지 않기에 크게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일 없이 핸드폰을 쳐다보는 매 행위 자체가 타깃이 된다. 흥미로운 책을 띄워놓으면 한 페이지가 두 페이지가 되고 두 페이지가 두 시간이 될 수도 있는 것이기에 이번 프로젝트는 꽤나 기대가 된다. 


이제 시작하는 습관이니 다음 경과는 언제 올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주기, 2주가 지나면 어느 정도 가시적인 변화가 나오던지 나오지 않아서 추가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던지 하는 시기가 온다. 그때 중간 정산을 해보자. 


계속.












매거진의 이전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중요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