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 목표 1위를 두고 다투는 것을 꼽자면 아마도 '다이어트'와 '외국어 공부'일 것이다. 바꿔 말하면 늘 실패하는 계획 1위를 두고 다투는 것도 이 두 가지일 것이다.
사진 출처: 열린뉴스통신
그럼 이쯤에서 우리는 한 번 질문을 해봐야 한다.
왜 새해 목표는 대부분 실패할까?
단순히 우리가 게을러서 그럴까? 나는 그것보다는 다른 이유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바로 잘못된 목표 설정이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변화가 필요하다.
1. 인풋(Input) 목표
새해 목표는 대부분 그 방점이 '아웃풋'에 찍혀 있다. '다이어트'라는 모호한 목표를 '한 달에 2kg씩 감량'하기처럼 구체적으로 바꾼다 하더라도 '아웃풋'이 목표인 것은 변함이 없다. 이것이 문제의 근원이다. 원하는 결과가 있다면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아웃풋'이 아닌 '인풋'이다. 원하는 것을 하루 종일 생각하기보다는 그것을 얻기 위해 나는 어떠한 대가를 치를 것인가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마치 <강철의 연금술사>가 이야기하는 '등가교환의 법칙'처럼 말이다.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 중. 사진 출처: 미상
그렇기 때문에 새해 목표는 '다이어트'와 같은 아웃풋 목표가 아닌, '탄산음료 마시지 않기', '저녁 6시 이후에 단식'과 같은 인풋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풋 목표만 세웠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인풋 목표를 조건 계획하에 세워야 한다.
2. 조건 계획(Contingency Plan)
인간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얻고자 하는 본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하지 않고 살 빼는 방법" "일주일에 4시간 일하고 부자 되기"와 같은 내용들이 사람들의 눈길을 강력하게 사로잡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인간의 본능을 고려하여 인풋 목표를 짜야한다. 즉 인풋 목표는 생각 없이 반사적으로 따를 수 있을 정도(생각의 최소화)로 간단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조건 계획이라고 부른다.
심리학자 피터 골위처(Peter Gollwitzer)의 연구에 따르면 목표를 구체적인 '조건 계획(contingency plan)'의 형태로 바꿀 경우에, 이를테면 "감자튀김을 보면 그것을 멀리하겠다."와 같이 "X이면 Y이다."의 형태로 바꿀 경우에, 성공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고 한다
- <Kluge(클루지)> 중 -
복잡하게 칼로리를 계산해가면서 식단을 짜기보다는, "단맛이 나는 음료(X)는 마시지 않는다(Y)" "주말에는(X) 한 끼만 먹는다(Y)"와 같이 조건 계획으로 짜는 것이 좋다. 뜨거운 것을 만지면 바로 손을 떼듯이 계획은 반사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3. 환경 설정
1번과 2번을 잘하기 위해서는 마지막으로 환경 설정이 중요하다. 우리의 의지력은 마치 핸드폰의 배터리처럼 총량이 있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나의 의지력을 사용하면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 냉장고에 온갖 탄산음료와 과일주스가 가득하다면 냉장고를 열 때마다 의지력을 써서 참아야 하고 얼마 가지 않아 의지력은 방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에 나의 의지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그리고 추가로 의지력을 채울 수 있는 환경 설정을 해야 한다. 환경 설정을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나의 목표를 방해할만한 모든 것들을 없애고, 그 자리에 도움이 될만한 것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1년에 300권 이상 책 읽기"라는 새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했던 환경 설정이 몇 가지가 있다.
- 책을 늘 들고 다니기 (가능하면 2권 이상. 1권을 다 읽게 되면 다른 일을 하게 됨)
- 책을 읽을 때 핸드폰을 손에 닿지 않는 위치에 놓기
- 카페에서 가면 핸드폰은 가방에 넣고 책은 책상 위에 올려놓기
2022년도 이제 거의 반이 지나갔다. 여러분은 새해에 계획한 목표를 잘 지키고 있는지 궁금하다. 새해 목표를 지키지 못했다고 해서 자책하고 포기하기보다는 위에서 이야기한 방법을 참고하여 다시 도전했으면 한다.
단단히 먹은 마음이 3일을 가지 못한다는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다. 이를 다르게 생각하면 1년에 120번 정도 작심을 하면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1년 내내 달성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우리 모두 다시 한번 작심해보자.
<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kap/26
https://brunch.co.kr/@kap/156
Photo by Tim Mossholder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