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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Aug 31. 2022

연애에 정답이 있다고?

<How to Not Die Alone>을 읽고


한 모임에서 서로의 근황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중 어떤 분이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 순간 참여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저마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우리나라에 그렇게 많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있었는지 몰랐다. <나는 SOLO>, <환승 연애>, <러브 캐처>, <돌싱글즈>, <에덴 : 본능의 후예들> 등등.


분명 내 기억으로는 현재 대한민국 2030이 결혼뿐만 아니라 연애에 대한 관심도 줄고 있다는 기사를 여럿 보았다. 그런데 이것이 나의 착각이었는지 아니면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해서 실제 연애와 결혼에 관심이 줄어든 것인지 순간 혼란스러웠다. 아무튼 TV만 보면 현재 대한민국은 연애 전성시대인 것 같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연애 더 나아가 사랑에 정답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패널들이 사랑의 대법관처럼 '사랑'과 '사랑이 아닌 것'을 명확하게 구별해주니까 말이다. 다음과 같이 말이다.


저건 사랑 맞다!


사랑한다면 저럴 수는 없지?



나는 패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혹은 다수의 댓글이 동의를 하는 '사랑에 대한 정의'를 보며 그것들이 과연 정답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오히려 사랑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인류가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이야기해온 것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사랑에 대한 철학자들의 책을 읽어도, 혹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야기하는 과학자들의 책을 읽어도 나의 갈증을 완벽하게 해소해주는 정답은 찾지 못했다. 그래서 한동안 사랑과 관련된 책은 거의 읽지 않았다. 의무적으로 읽어야 할 때를 빼고는.


그러던 어느 날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내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 제목의 책을 보게 되었다. 우리나라 말로 직역하면 '혼자 죽지 않는 법'이라는 강렬한 제목이 칫솔 두 자루와 함께 그려진 표지의 책이었다. 바로 <How to Not Die Alone>였다. 사랑관련 책에 대한 기대감이 거의 없었기에 구매하지 않을 법도 했는데, 그날은 무엇인가에 홀린 듯 책을 집어 들고 바로 구매를 했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Eng.laf?ejkGb=ENG&mallGb=ENG&barcode=9781982120634&orderClick=LAG&Kc=



그날의 끌림은 운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맸지만 찾지 못했던 책이었기 때문이다.


저자인 로건 유리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데이트앱 Hinge에서 연애 디렉터로 재직 중인 사람이다. 그녀는 이 책에서 본인의 경험담과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적절하게 조합하여 사랑에 대해서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정답(?)을 제시하고 있다.


내가 이 글에서 공유하고자 하는 책의 내용은 크게 세 가지이다. '나의 문제점', '나의 애착 유형', 그리고 '좋은 파트너의 특징'.



1. 나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연애에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크게 '나', '상대방', '관계'로 나눠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세 가지 중 하나 이상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작가는 사람들의 유형을 분류했다.


먼저 '나'에 문제가 있는 '주저하는 유형(Hesitater)'이다. 이들은 스스로가 연애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취직하면 연애해야지" "다이어트 성공하면 연애해야지" "내 집 마련하면 연애해야지"와 같이 어떠한 조건을 달성하기 전까지는 연애를 미룬다. 그리고 막상 그 조건을 달성해도 또 다른 것을 준비하면서 무한정 연애를 미루는 유형이다.  


두 번째는 '상대방'에 문제가 있는 '극대화 유형(Maximizer)'이다. 이들은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다. 흔한 말로 눈이 너무 높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누구와 만나더라도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더 나은 사람이 없는지를 탐색하는 유형이다.


세 번째는 '관계'에 문제가 있는 '낭만에 빠져있는 유형(Romanticizer)'이다. 이들은 동화 속에나 나올법한 방식으로 소울메이트 만나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이들은 "나는 소개팅이나 맞선 같은 인위적인 만남 말고 자연스러운 만남만을 추구해"와 같이 운명적인 만남을 꿈꾸며 소극적으로 기다리기만 한다. 즉 연애에 있어서 노력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유형이다.


2. 나의 애착 유형은?


작가는 책에서 '애착 이론(Attachment Theory)'을 소개한다. 우리는 이 이론을 통해 "우리는 왜 특정한 사람에게 끌리는가?", "과거의 관계는 왜 실패했는가?", "관계에 있어서 왜 같은 실수를 왜 반복하는가?"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이 이론과 관련해서는 꽤 유명한 실험이 있다.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면 '엄마와 아기가 같이 놀다가 엄마가 갑자기 방을 떠나고 시간이 흐른 후 돌아왔을 때 아이의 반응을 보는 실험'이다. 이때 아이들의 반응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고 이에 따라 애착 유형을 정의할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안정 애착 유형(Securely Attached)'이다. 이 유형의 아이들은 엄마가 떠나자마자 울면서 불안해하기 시작하나 엄마가 돌아오면 곧 울음을 멈추고 안정을 되찾는다. 이 유형은 성인이 돼서도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두 번째 유형은 '불안 애착 유형(Anxiously Attached)'이다. 이 유형의 아이들은 '안정 애착 유형'과 동일하게 엄마가 떠나자마자 울면서 불안해한다. 그러나 첫 번째 유형과는 다르게 엄마가 돌아온 직후에는 울음을 멈추나 잠시 후에 다시 울면서 엄마를 때리거나 밀치는 행동을 보인다. 이 유형은 관계에 있어서 항상 연결되어있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자칫 상대방에게 과도하게 집착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문제가 되어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 쉽다.


세 번째 유형은 '회피 애착 유형(Avoidantly Attached)'이다. 이 유형의 아이들은 다른 유형과는 다르게 엄마가 떠나도 그리고 다시 돌아와도 행동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심장박동이나 스트레스 지수를 체크해보면 다른 유형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불안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유형의 아이들은 무심한 것이 아니라 무심한 척하는 것이다. 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상대방과 지나치게 가까워지거나 친밀해지는 것을 힘들어한다는 것이다. 즉 상대방과의 시간보다 자신만의 시간이 더 중요한 유형이다. 이 유형은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애초부터 상대에게 사랑을 주는 것을 꺼리는이것이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


3. 고려해야 할 장기적인 파트너의 특징은?


가끔 TV에서 "저는 첫눈에 결혼할 사람임을 알았어요"와 같은 말을 하는 커플을 보곤 한다. 그러나 저자는 장기적인 파트너에게 반드시 이와 같은 '운명적 끌림' 혹은 '첫눈에 반하는 느낌'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밝힌다. 그보다는 다음의 특징들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1) 상황이 나쁠 때도 함께 있어줄 수 있는 충실함 (Loyal)

2) (식당 종업원 등에게도) 보이는 자연스러운 친절함 (Kind)

3)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 (With whom you can grow)

4) 삶의 어려운 결정을 회피하지 않는 사람 (Make hard decisions)

5) 싸움을 회피하기보다는 건설적으로 싸울 수 있는 사람 (Fight constructively)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몰랐던 혹은 외면했던 나의 관계에 있어서의 문제점과 더 나아가 애착 유형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정답을 찾아 헤매면서 정답을 찾지 못한 것은 이러한 나의 문제를 몰랐기 때문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만약 여러분도 나처럼 연애와 결혼 그리고 관계에 있어서 '정답'을 찾아 헤맨다면 이 책이 아마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는 내가 말한 것 외에도 관계에 있어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들이 가득 들어 있으니 말이다.



P.S. 번역서는 아래와 같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56334118&orderClick=LAG&Kc=


Photo by freestock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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