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에게 필수불가결이기에
안녕, 내 오랜 친구. 네게 편지를 받았을 때 한동안 전하지 않았던 마음을 보면서 반가움이 있었고, 또 그 내용에 잠시 놀랍기도 했던 그런 순간을 보냈네. 우리가 멀어지는 날이 올까.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었지만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래도 하나 바로잡아주고 싶었던 게 있어서, 답신을 보내는 건 그리 나답지 않지만 그럼에도 네게 알려 줘야 할 것만 같았어. 오랜 시간 동안 옆에서 같이 해온 시간을 생각해서라도.
나는 처음 너를 이 세상에 봤을 때부터 계속 너를 지켜보고 있었어. 네가 어릴 적에 우리가 친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지켜보며 내가 파고들 수 있는 자리가 날 때까지를 기다려 왔던 거지. 네 주변에 있던 행복도, 즐거움도 너와 영원히 함께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으니까. 더 큰 행복과 즐거움이 없다면, 그들은 언제든 너를 버릴 것을 알았으니까.
내 생각대로 그들이 널 저버렸다는 사실이 온 그날, 솔직하게 나는 기뻤어. 왜냐하면 넌 외로웠고, 항상 너와 함께해 줄 누군가를 바랐을 뿐인데 그렇지 못함을 그때서야 깨달았으니까. 그래서 나는 주변에 머물러 있던 나를 너에게 가져다 놓았지. 조금은 멋쩍게, 어색한 인사를 나누면서.
같이 있는 동안 그렇게 좋지 못한 기억만으로 내가 남아있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 우린 밑바닥까지 떨어진 기분의 끝자락에서 다시 올라올 수 있는 힘을 찾아보려고 노력하기도 했고, 너 자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입증해 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어 주기도 했어.
내가 있었기에, 너는 자신을 채찍질하며 더 나은 너로 변화하려고 할 수 있었고, 나만이 너를 증오를 동기부여로 바꾸어 널 무시하고 오해했던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만들어줄 수 있었어. 물론, 그 과정에서 내가 좀 과하게 군 것도 사실이니 그 부분은 사과할게.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두어야 할 것 같아. 난 앞으로도 계속해서 네 옆자리에 머물게 될 거야. 어느 순간에는 또 내가 잠시 네 삶을 채워주는 다른 생각들에 밀려 주변을 배회할지도 모르겠지만, 나와 넌 서로가 떨어질 수 없는 관계고 우리는 서로에게 필수불가결한 존재야. 나는 너를 밑바닥까지 끌어내려 때로 하늘 위로만 떠다니려고 하는 너에게 유일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게 할 수 있으니까.
아마 넌 이 편지를 받고 절망할 수도 있고,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더 나를 밀어내려고 할지도 몰라. 또는 너 자신이 우울하지 않다는 부정을 입증하기 위해 또다시 불필요하게 주변 사람들에게 괜찮은 척, 모든 게 더 잘될 거라는 의미 없는 희망이나 흘리고 다니겠지.
그런 건 참 보기에 가슴 아픈 일이야. 난 그저 언제나 너와 함께 있으면서 너에게 안정을 가져다줄 수 있는 유일한 마음인데 네가 그걸 아직도 깨닫지 못한다니 말이야. 뭐, 결국에 마지막에 남는 건 항상 나일 테니까 느긋하게 기다리겠지만, 이것 하나는 알아주었으면 해.
네가 날 밀어내려 해도 난 사라지지 않아. 멀리서 기다릴 뿐.
부정하면 하려 할수록, 나는 너를 아낌없이 빼앗을 거야.
너를 사랑하고, 너와 영원히 함께 할 유일한 마음으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