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학적 소비 4
1년이나 2년마다 폰을 바꾸는 사람들이 참 많다. 안타깝게도, 돈이 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폰 바꾸기'다. 100만 원짜리 컴퓨터나 TV,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은 자주 안 바꾸면서 왜 100만 원가량의 스마트폰은 그렇게 자주 바꿀까? 현찰 100만 원을 내야 한다면 그렇게 쉽게 폰을 바꿀까? 아마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통신사와 제조사의 교묘한 ‘할부 마케팅’에 휘말리고, 본인의 소비욕 때문에 폰을 자주 바꾸게 된다. 흔히 "이렇게 저렇게 하면 사실상 공짜 폰이에요"라는 식의 마케팅 말이다. 결국 공짜는 없다. 우리는 다 내고 있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스마트폰을 살 때 절약하는 방법과 요금을 아끼는 방법을 알려드리려 한다.
폰을 살 때 절약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1~2년 전 제품을 사는 것이다. 출고가도 많이 내려갔을 것이므로 100만 원짜리 폰을 50만 원 이하로 살 수 있다. 하지만 신제품을 포기할 수 없다면?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두 번 정도 방문해 보라. 한 번 갈 때마다 열 군데 정도를 상담해 보면, 요즘 어떤 제품이 저렴한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지난주는 아이폰이 싸고, 이번 주는 갤럭시가 저렴하게 나오는 식이다.
반드시 현금을 들고 가서 기계를 사라. 할부는 이자가 붙는 데다 소비습관을 망치기 쉽다. "약정할인을 받으면 할부금이 사실상 무료예요" 같은 말은 믿지 말자. 약정할인은 그 폰 가게에서 주는 게 아니라, 통신사에서 어차피 주는 할인 혜택이다. 하지만 폰 판매점은 자기네가 할인해 주는 것처럼 얘기한다. 왜일까? 확률 게임이다. 10명 중 3명은 똑똑해서 안 속아도, 7명은 속으니까.
폰 요금을 아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알뜰폰을 사용하는 것이다. 굳이 SK, LG, KT 같은 통신 3사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나와 아내의 폰 요금을 합쳐서 2만 원도 안 낸다. 통신 3사의 4~5만 원 요금제를 쓰는 대신, 알뜰폰에서 비슷한 요금제를 1~2만 원 내외로 쓰면 된다. 통신 3사의 5만 원 요금제를 2년 약정으로 25%씩 할인받아도 한 달에 37,500원이 나온다. 하지만 알뜰폰은 그 반도 안된다. 절약되는 금액이 1년에 수십만 원이다. 그래서 통신 3사는 '약정할인'이나 '공시지원금 할인'이라는 말로 ‘2년’의 족쇄를 채우려는 것이다. 2년간 알뜰폰보다 더 많은 요금을 받으면, ‘할인’을 해 주고도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이나 빵집에서 멤버십 할인을 자주 받는다면, 통신 3사를 사용하는 친구나 가족에게 멤버십 바코드를 공유받아 사용하라. 어차피 멤버십 포인트는 다 쓰기 어렵고, 요즘은 무제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폰 요금을 한 달에 3만 원씩만 아껴도, 10년에 36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절약할 수 있다. 꼭 시간을 내서 요금제를 비교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