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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옹 Jan 03. 2023

쌍둥이 남매의 속사정

'질투'에 관하여


질투심만큼 사람의 마음속에 단단히 뿌리 받혀 있는 감정도 없다.
리처드 브린슬리 셰리던


"어머 정말 예뻐요. 저도 언니처럼 이란성쌍둥이 낳고 한큐에 해결하고 싶어요. 한 번에 키우면 진짜 편하고 좋겠어요"

결혼 전 이란성쌍둥이를 키우는 회사선배에게 했던 말이다.

예쁜 딸과 잘생긴 아들을 동시에 가지고 있던 선배가 부러워 진심으로 말했다.

이런 무례한 말이 칭찬인 줄 알았다.

삼남매를 키우는 지금, 그 당시 선배얼굴이 왜 똥 씹은 얼굴이었는지 백번 이해가 간다.




남매쌍둥이는 얼굴이 아무리 닮아도 커가면서 머리길이만으로도 외향적으로 달라진다.

말하지 않는 이상 연년생 남매로 볼 때도 많다.

외모뿐 아니라 좋아하는 성향도 너무나 다르다.

"난 축구"

"난 발레"

뭐 이 정도쯤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 유일하게 다르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그건 엄마에 대한 애착이다.

아이들이 엄마에게 사랑을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 당연한 100% 사랑을 태어날 때부터 반반으로 나눠가져야 한다는 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쌍둥이들에게는 더 큰 고민거리일 것이다.

어릴 땐 당연한 건 줄 알았지만 어린이집을 시작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사랑을 온전히 받는 외동 친구들도 보일 것이고, 나는 왜?라는 물음표도 수없이 마음속에 들것이다.


"엄마, 엄마는 누가 젤 좋아?"

잠들기 전 나오는 단골멘트다.

"해와  알지? 우리 공주님은 해고, 우리 왕자님은 달이지~ 둘 다 엄마한테는 소중하고 좋아"

오은영선생님의 가르침으로 잘 설명해보려 하지만  "왜 내가 달이야? 난 해가 더 좋은데"

"왜 내가 해야? 난 달이 더 좋은데"

쌍둥이에게는 해든 달이든 상관없다. 자기가 가지지 못한 그것, 상대가 가진 나머지 반이 무조건 더 가지고 싶은거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외친다.

"엄만 엄마가 좋아! 너네도 엄마 좋지? 그럼 된 거야"

말이야 방귀야 하겠지만 이게 통한다.

'나여야만 해'가 아니라 '쟤만 아니면 돼'이니깐.


웃픈 쌍둥이 남매의 속사정이다.


 그래도 어려울땐 제일 먼저 달려와 주는 영원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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