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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남매의 속사정

'질투'에 관하여

by 우아옹


질투심만큼 사람의 마음속에 단단히 뿌리 받혀 있는 감정도 없다.
리처드 브린슬리 셰리던


"어머 정말 예뻐요. 저도 언니처럼 이란성쌍둥이 낳고 한큐에 해결하고 싶어요. 한 번에 키우면 진짜 편하고 좋겠어요"

결혼 전 이란성쌍둥이를 키우는 회사선배에게 했던 말이다.

예쁜 딸과 잘생긴 아들을 동시에 가지고 있던 선배가 부러워 진심으로 말했다.

이런 무례한 말이 칭찬인 줄 알았다.

삼남매를 키우는 지금, 그 당시 선배얼굴이 왜 똥 씹은 얼굴이었는지 백번 이해가 간다.




남매쌍둥이는 얼굴이 아무리 닮아도 커가면서 머리길이만으로도 외향적으로 달라진다.

말하지 않는 이상 연년생 남매로 볼 때도 많다.

외모뿐 아니라 좋아하는 성향도 너무나 다르다.

"난 축구"

"난 발레"

뭐 이 정도쯤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 유일하게 다르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그건 엄마에 대한 애착이다.

아이들이 엄마에게 사랑을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 당연한 100% 사랑을 태어날 때부터 반반으로 나눠가져야 한다는 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쌍둥이들에게는 더 큰 고민거리일 것이다.

어릴 땐 당연한 건 줄 알았지만 어린이집을 시작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사랑을 온전히 받는 외동 친구들도 보일 것이고, 나는 왜?라는 물음표도 수없이 마음속에 들것이다.


"엄마, 엄마는 누가 젤 좋아?"

잠들기 전 나오는 단골멘트다.

"해와 달 알지? 우리 공주님은 해고, 우리 왕자님은 달이지~ 둘 다 엄마한테는 소중하고 좋아"

오은영선생님의 가르침으로 잘 설명해보려 하지만 "왜 내가 달이야? 난 해가 더 좋은데"

"왜 내가 해야? 난 달이 더 좋은데"

쌍둥이에게는 해든 달이든 상관없다. 자기가 가지지 못한 그것, 상대가 가진 나머지 반이 무조건 더 가지고 싶은거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외친다.

"엄만 엄마가 좋아! 너네도 엄마 좋지? 그럼 된 거야"

말이야 방귀야 하겠지만 이게 통한다.

'나여야만 해'가 아니라 '쟤만 아니면 돼'이니깐.


웃픈 쌍둥이 남매의 속사정이다.


그래도 어려울땐 제일 먼저 달려와 주는 영원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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