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후 30분 정도 글을 쓰는 것이 가장 효율적
글이 잘 써지는 시간대가 따로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30여 년간 인간 행동의 근원을 연구한 웬디 우드 박사는 <<해빗>>이라는 책의 서문에 글이 잘 써지는 시간대를 밝혀 놓았습니다.
글쓰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내가 대학원생이었을 때는 특히 더 그랬다.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수업 중에도 틈틈이 글을 썼고, 새벽에 귀가해 강박에 시달리다 노트북에 엎어져 잠든 적도 많았다. 글쓰기는 언제나 끔찍할 정도로 괴로웠다. 나는 늘 뒤처지는 느낌이 들었고 그럴수록 더 스스로를 몰아붙이다 나약한 내 자신을 자책하며 괴로워했다. 하지만 이제는 글쓰기가 두렵지 않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30분 정도 집중해 글을 쓰는 방식이 가장 쉽고 효율적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행동이 일상에 자리 잡자 직장에서 늦게까지 야근을 하든, 아이들을 돌보느라 밤늦게 잠을 자든 글을 쓰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해빗, 13p)
웬디 우드 박사의 말에 따라 실제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30분 정도 글을 쓰니 글이 수월하게 써진다는 걸 저도 경험했습니다. 실제로 <<책 제대로 읽는 법>>과 <<인생은 살사처럼>> 원고의 초고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30분씩 쓴 결과니까요. 해보니 정말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한 수많은 저자들이 새벽에 글을 쓰는 이유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30분이 글쓰기에 효율적일까요? 제가 좋아하는 일본의 정신과 의사인 가바사와 시온의 이야기에서 그 답을 찾았습니다. 가바사와 시온은 이를 '뇌의 골든 타임'이라고 부릅니다. 그의 책 <<신의 시간술>>의 내용을 살펴보시죠.
인간의 뇌는 아침에 일어난 뒤, 2~3시간은 피로하지 않은 데다가 머릿속이 매우 정리된 상태이기 때문에 수행능력이 하루 중에 가장 높다. 그 시간대는 뇌의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며 논리적인 작업, 문장 집필, 어학 학습 등 높은 집중력이 필요한 일에 적합니다.
(신의 시간술, 20p)
뇌과학적으로 최고의 효율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대에 적절한 일을 하면 업무 효율을 2배 이상 높일 수 있다.
(신의 시간술, 21p)
집중력이 높은 시간은 기상 후 2, 3시간, 휴식한 직후, 퇴근 직전의 시간대, 마감 전날 등인데, 그렇게 집중력이 자연히 높아지는 시간대에 집중력이 필요한 일을 하면 된다. 어떤 시간대에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집중력을 가미해서 일의 계획을 세우기만 해도 업무 효율은 2배, 아니 그 이상 달라질 것이다.
집중 업무와 비집중 업무를 직소 퍼즐처럼 각기 알맞은 시간대에 끼워 넣기만 해도 업무가 눈에 띄게 효율화되고 시간이 창출된다. 이것이 시간의 직소 퍼즐 이론이다.
(신의 시간술, 26p)
가바사와 시온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이겁니다. 인간의 뇌는 아침에 일어난 뒤 머릿속에 말끔히 정리된 상태이니, 이 시간에 집중력을 필요한 일을 해라. 이것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집중력이 높은 시간대의 예시가 나옵니다. 기상 후 2~3시간. 휴식한 직후, 퇴근 직전의 시간대, 마감 전날. 그리고 이 외에도 많은데요. 대표적인 게 운동이 끝난 직후입니다.
웬디 우드 박사와 가바사와 시온 박사가 말하는 공통적인 내용을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글이 잘 써지는 시간대에 글을 쓰는 것이 글을 쉽게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가장 좋은 시간대는 공통으로 나오는 기상 후 30분입니다.
글쓰기를 습관으로 만들고 싶다면, 이제부터 기상 후 스마트폰 화면을 멀리하고 글을 써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30분 정도만요. 30분이 너무 많다면 15분도 괜찮습니다. 습관이 될 때까지만 반복하면 좋겠습니다.
소설가 김영하는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뮤즈가 찾아오길 기다리지 말고, 뮤즈에게 언제 찾아올지 시간을 알려줘라 라구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글을 쓰면 뮤즈가 그 시간에 당신에게 찾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