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말을 걸기로 했다.

오늘도 거울 앞에서 다른 몸을 꿈꾸는 이에게

by 긍정바디연구소장

오늘 아침, 당신은 거울 앞에서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었나요?


“살이 좀 더 빠졌으면…

턱선이 살아 있었으면…

다리가 길었으면 좋았을 텐데…”

익숙하죠. 사실 우리 대부분은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다른 몸’을 상상하며 하루를 시작하곤 해요.
그 몸은 내가 아니고, 어디서 본 적 있는 누군가의 몸이고,
그 몸을 닮아야 더 괜찮은 사람, 더 인정받는 사람이 될 것만 같은 마음이 들죠.

사람들은 말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몸을 사랑하라.”
하지만 정작 우리는 이렇게 묻고 싶어요.
“어떻게요?”

나에게 환한 미소와 다정한 말을 건네는 하루는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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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연구자로서 오랫동안 ‘몸’에 대해 공부해왔습니다.
학위논문을 쓰고, 논문을 발표하고, 학문적 개념들을 정리하며 살아왔죠.
하지만 어느 순간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나는 이 지식을 내 삶에 얼마나 적용하고 살아가고 있을까?"

놀랍게도, 저는 체육을 전공했지만 정작 제 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운동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는 배웠지만,
내 몸의 감정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언제 내가 내 몸을 미워하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그런 지식은 논문에 없었고, 교과서에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연구실 밖으로 나가,
‘연구자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몸에 대해 글을 써보자’고 결심했어요.
지식이 아니라 삶의 언어로, 이론이 아니라 이야기로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부모로서의 고민때문이었어요.
아이를 키우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죠.
"나는 우리 아이에게 몸을 사랑하는 법을 어떻게 알려줄 수 있을까?"
"내가 전해주는 말과 태도가 아이의 몸 인식에 어떤 영향을 줄까?"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교육방송에서도 ‘몸을 해석하는 법’을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이,
조금은 생소하지만 꼭 필요한 말인 ‘몸 문해력(바디 리터러시)’을
처음 소개하는 작은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누구나 자기 몸을 읽을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SNS, 유튜브, 광고, TV, 주변 사람들의 말…
이 모든 것이 쉴 새 없이 ‘어떤 몸이 좋은 몸인지’를 주입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그 기준들이 나를 자꾸만 불만족스럽게 만든다는 걸 느끼면서도,
정작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물을 때, 답을 찾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단순한 다이어트 비판을 넘어서,
사회문화적 환경이 어떻게 우리의 몸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만들어왔는지를 드러내고 싶었어요.
내가 스스로 선택했다고 믿은 기준이, 사실은 사회가 설계한 것일 수도 있다는 걸,
함께 알아차릴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다이어트, 비콰이어트!: 내 몸에 새로운 생각을 입혀라!]

이 책의 프롤로그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누구나 다른 몸을 꿈꾼다.

내 몸을 사랑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이 문장을 쓸 때, 저는 한 편의 영화를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바로〈쥬만지: 넥스트 레벨〉이라는 영화예요.
현실의 인물들이 게임 속으로 들어가 전혀 다른 캐릭터의 몸으로 살아가는 설정이죠.

겁 많던 소녀가 터프한 무술 고수가 되고, 평범한 학생이 근육질 히어로가 되어 새로운 자신감을 얻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몸이 바뀌면, 정말 삶도 바뀔까?”
그리고 다시, 이렇게 묻게 되었죠.
“그렇다면, 내 몸을 바꾸지 않아도 내 삶을 바꿀 수는 없을까?”


이 영화에서 다행히도 모든 주인공들은 현실로 돌아와, 그들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새로운 나를 발견하죠. 결국, 모두가 다른 몸이 되어보고서야 자신의 몸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합니다. 신체불만족 시대에,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하는 흥미진진한 모험영화였어요. 우리도 이미 알고 있을 거예요. 우리는 이미 우리 자신이 소중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이라는 것을 말이죠.




[다이어트, 비콰이어트!: 내 몸에 새로운 생각을 입혀라]는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된 책입니다.
이 책은 다이어트를 그저 비판하려는 책이 아닙니다.
다이어트가 ‘살을 빼는 기술’이 아니라 ‘몸을 바라보는 태도’의 문제임을 말하고 싶었어요.
왜 우리는 내 몸을 나보다 타인의 시선으로 먼저 보고, 평가하고, 조절하려 드는가?
왜 늘 내 몸은 부족하다고 느끼는가?

저는 이 질문에 ‘지식’이 아니라 ‘문해력’으로 접근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바디 리터러시(Body Literacy)’라는 단어를 이 책에서 처음 꺼냈습니다.

바디 리터러시는 단순히 몸에 대해 아는 것이 아니라,
몸을 읽고, 해석하고, 돌보는 힘입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은 우리가 매일 몸 앞에서 마주하게 되는 질문들로 시작됩니다.

1장. 혼돈에 빠진 몸: 지금 우리는 바디 패닉에 빠졌다

→ 몸을 믿지 못하는 시대, 거울 속 혼란을 들여다봅니다.


2장. 지배된 몸: 몸매 지상주의 문화의 틀 해부하기

→ 다이어트, 비교, 통제의 문화. 내 몸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


3장. 긍정된 몸: 바디 포지티브로 다이어트 패러다임에 맞서다

→ ‘있는 그대로’를 말하기 어려운 사회에서, 몸 긍정은 어떻게 가능할까?


4장. 다시 주체성을 회복할 몸: 내 몸을 제대로 읽는 바디 리터러시 7단계

→ 몸을 읽고, 이해하고, 돌보는 실천의 과정으로 안내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몸에 대해 말하는 책이 아닙니다.
하나는 인문 교양서로서, ‘나는 왜 내 몸을 이렇게 대하게 되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또 하나는 신체 자기 계발서로서, 몸과 마음을 동시에 돌보는 새로운 실천 방식을 제안합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나를 구해내고,
모든 기준을 나 자신에게 돌리는 연습을 함께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해지는 시작’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 이 브런치 연재에서는
[다이어트, 비콰이어트!]를 둘러싼 열 가지 질문을 하나씩 꺼내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책에서 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 글을 쓰며 흔들렸던 고민들,
그리고 독자와 만나며 받은 울림까지 함께 담아보려 해요.

그럼, 첫 번째 질문으로 이렇게 남겨볼게요.

당신은, 내 몸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나요?



[다음 글 예고]
논문은 쓰겠는데, 왜 이야기는 안 써졌을까?
― “학자의 언어에서 사람의 언어로 바꾸는 일, 그게 가장 어려웠다.”



이 브런치 북은 [다이어트, 비콰이어트: 내 몸에 새로운 생각을 입혀라]의 집필 과정을 담아보았습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099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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