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한국사3권 출간 기념으로 출판사 주관으로 진행된 심용환 선생님의 역사특강에 당첨이 되어서 아들과 함께 어린이 국학도서관에 다녀왔다.책은 이미 선생님께 직접 싸인을 받아서 가지고있는 상태이기에 이번에는 책은 집에두고 강의에 늦지 않게 도착하려고 서둘러 도서관으로 향했다.
성균관대 후문에서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자리잡고있는 도서관이었는데 혜화역에서 작은 마을버스를 타고 성균관대 후문까지 가는 코스였다. 아주 오래간만에 이런 작은 버스를 탔는데 아들은 이런 마을버스도 있냐며 굉장히 놀란 눈치였다.
아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서울 구석구석을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녀봤지만 이렇게 작은 마을버스는 아이가 처음 타보기에 이게 버스가 맞냐며 황당해했다.
"동네마다 길이 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타보던 마을버스는 이런 좁은 골목길에서는 너무 커서 운행을 못해. 그래서 이렇게 작은 마을버스도 있긴있어."
"그런데 엄마, 나 멀미나"
아닌게 아니라 좁은 골목길을 다니던 마을 버스를 타고 성균관대 후문에서 내렸는데 나 역시 멀미가 나서 가방에 가지고 있던 물을 연신 마셔댔다.
밖에서 찬바람을 조금 쐰 후 도서관에 들어가서 입구에서 당첨자 확인을 하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일찍 도착해서인지 맨 앞줄에 자리가 비어있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앞줄에 앉아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학교 시험을 대비한 단답형의 역사 공부를 지양하기에 평소에 명사 특강 같은 경우는 내가 좀 무리를 하더라도 아들을 위해 시간을 내서 꼭 동반참석을 한다.
출판사측에서도 어린이들의 이런 열정을 인지하고 매번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는데 선생님의 강의를 직접 들으면서 역사공부 뿐만 아니라 그 배경지식을 넓혀가는 과정에 상당히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강의주제및 꿈꾸는 한국사를 설명하고 계신 편집장님.
지금까지 명사특강에 참석하면서 느낀건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역사를 부담스러워하고 재미없어 하는데 강연에 참석해 보면 의외로 많은 숫자의 아이들이상당히 높은 역사지식 수준을 적극적으로 보여준다.
우리 학원 아이들 또는 아들 주변의 또래 친구들이나 반 친구들은 사회시간을 역사 때문에 괴로워하던데 강의장에는 마치 서울의 역사광 초등학생들만 모아놓기라도 한 것 마냥 대다수의 아이들이 강의를 경청하며 대답도 잘 하는 모습을 보면 참 놀랍기도하다.
곧 3.1절이 다가오기도 하고 이번 강의에서는 내가 만약 근현대사를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었다면 나는 애국계몽운동을 지지할 것인가 아니면 의병운동을 지지할 것인가에 대한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 각자 자신의 생각을 피력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게다가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헤이그 특사의 특별한 독립운동 여정에 대한 뒷 이야기까지 자세하게 알 수 있었는데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헤이그 특사들이 어떻게 후대의 독립운동가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며 안중근의사의 의거까지 이어지게되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강의가 끝나고 나면 보통은 질의응답 시간에 여기저기서 질문이 나와서 다들 경쟁적으로 손을 드는데 신기하게도 이번 강의에서는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아서 내가 손을 들었다. 평소 궁금했던걸 이번 기회에 질문을했고 그 이후로도 아무도 질문을 안해서 이어서 내가 다른 질문을했다.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은데 다른 사람들이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았기에 역으로 나에게는 좋은 기회가 두번이나 오게 되었다.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재치있는 강의 해주신 심용환 선생님
선생님의 재치있는 답변, 그리고 역사학 전공자의 진심어린 때로는 현실을 직시한 진로방향의 조언은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정말 귀중한 경험이었다. 선생님 역시 학부모 이므로 강의에 참석한 여러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진로에 대한 현실이 어떤지 직언을 해주셔서 여러가지로 도움이 되었던 하루였다.
집으로 돌아온 후 아들과 함께 서로 각자의 입장에서 만일 나라면 애국계몽운동에 찬성할까 아니면 의병운동에 가담할까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들이 철학책을 읽기 시작한 후 부터는 생각해 볼 주제가 생기면 단순히 넘어가지 않고 서로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말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래서 엄마도 공부를 계속하게 만드는데 이래서 사람은 죽을때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