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인 Feb 16. 2022

수요시위에 대한 생각

1992년 부터 시작된 운동


수요시위.

이름을 들으면 수요일에 하는 시위라고만 들릴 수 있지만, '수요시위'에는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다. 1992년부터 이어온 30년의 역사를 가진 시위이자 가장 슬픈 시위라고 할 수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볼 수 있는 장이자, 이제는 세대를 넘어, 나라를 넘어, 누구나 함께 하는 시위로 자리잡았다. 기존의 시위처럼 딱딱하고 무겁기보다는 노래도 나오고, 율동도 하는 등 즐길 수 있는 요소들도 많아서 지나가는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시위였다. 매주 다른 단체들이 연대를 보여주기도 하며, 다른 나라에서도 목소리를 내어주어 국제연대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하고 의미있는 하나의 운동이 된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비대면으로 시위가 바뀌면서 우익단체와 수요시위를 여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수요시위를 방해하고 있는 모습들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경찰들로부터 보호를 받으면서 막혀있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참여할 수 없는 폐쇄적인 시위가 되어버린 것 같다.

여전히 국내연대와 국제연대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이지만, 수요시위가 가졌던 의미있던 요소들이 사라진 것 같아서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다양하고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해주고 존중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사는 사회는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다. 나와 다른 것은 배척하고, 나만 맞고, 나와 다른 것에는 강한 거부감을 표현하고, 차별하고 혐오적인 표현을 통해 상대방을 내리깎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이는 온라인을 비롯하여 오프라인에서도 볼 수 있는데, 그 가운데 수요시위 주위에 있는 우익단체들도 포함된다. 그 외에도 국민을 보호해야하는 경찰의 태도에서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시위나 집회는 미리 신고를 해야 할 수 있는데, 수요시위가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진행해온 시위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우익단체들이 그 자리와 그 시간에 신고를 하여서 수요시위는 다른 곳에서 수요시위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에 정의기억연대 (정의연)은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이에 인권위 관계자는 “30년간 진행됐던 수요시위가 계속되지 못한다면 그 목적과 역사성을 상실해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향후 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긴급구제 조치로 권고한 사항이 이행됐는지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수요시위가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우익단체들이 어떻게 행동을 취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역사적인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아집으로만 세상을 바라보지 않아서 갈등이 깊어지는 현상을 보는 것이 안타깝다. 민주주의에서는 표현의 자유도, 자신이 생각하고 싶은 대로 하는 자유가 있지만, 이는 다른 상대방을 존중하고 인정할 때 가능한 것이라고 믿는다. 이상적일 수는 있지만, 나는 그런 한국을 바라본다. 시민의식이 높아져서 나와 다를지라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고 혐오하고 차별하기보다는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생각과 사고를 할 수 있는 사회. 이는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시민교육과 시민의식문화 그리고 민주주의문화가 한국문화에도 잘 스며들기를 바란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126121651004?input=1179m

이전 02화 수요시위와 연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