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경계 / 권분자

by 권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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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경계


권분자



보름달 기웃대는 닭장에서

두리번거리는 나

목 뽑는 암탉이 은하수를 쪼아 먹지요


벌건 두 눈 독수리가 뒷덜미를 꾸욱 눌러요

발톱에 나 답답해요

동공 풀리는 어지럼증은 시작되는데


귀를 후비며 밀려다니는 비명들

천정에 내려앉는 눈송이 몇 개

비닐 천정이 이젠 싫다며 널뛰기하듯

발 구르고 있어요


남극 얼음조각 같은 부리가

동지인 암탉들 뜨거운 내장을 당겨요


내 일 아니라며 구석에 머리 처박기 바쁜 나

적의 습격을 막으려면 홍삼과 마늘 몇 접

중탕한 詩쯤은 망사벽에 걸어 놓아야 한다고

구구한 변명을 하죠


벗겨놓은 삶은 달걀 껍질을

손톱 밑 찌르고 나온 보름달이

자꾸 복원하려 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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