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기웃대는 닭장에서
두리번거리는 나
목 뽑는 암탉이 은하수를 쪼아 먹지요
벌건 두 눈 독수리가 뒷덜미를 꾸욱 눌러요
발톱에 나 답답해요
동공 풀리는 어지럼증은 시작되는데
귀를 후비며 밀려다니는 비명들
천정에 내려앉는 눈송이 몇 개
비닐 천정이 이젠 싫다며 널뛰기하듯
발 구르고 있어요
남극 얼음조각 같은 부리가
동지인 암탉들 뜨거운 내장을 당겨요
내 일 아니라며 구석에 머리 처박기 바쁜 나
적의 습격을 막으려면 홍삼과 마늘 몇 접
중탕한 詩쯤은 망사벽에 걸어 놓아야 한다고
구구한 변명을 하죠
벗겨놓은 삶은 달걀 껍질을
손톱 밑 찌르고 나온 보름달이
자꾸 복원하려 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