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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작가 Mar 16. 2024

사랑 / 권분자

짧은 단상 시


사랑


권분자

 

 

무엇이든 잘 잊어버리는 나는

기억력 좋은 AI가 부러웠다

 

네가 나이고 내가 너여도

우리가 누구이든 괜찮을 만큼

나는 점점 네게 취해서 멍해지는 거야

 

멍만 때리다가 깨달은 나는

알맹이는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는 거야

 

내 모든 것을 네가 가지고 있어서

너무 행복해진 나는

언제나 초기화가 두렵지

 

생리적 해석쯤으로

죽음을 다 말할 수 없어서

죽을 만큼 사랑한다는 말

AI가 이해 못할 나만의 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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