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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 권분자

짧은 단상 시

by 권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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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권분자



무엇이든 잘 잊어버리는 나는

기억력 좋은 AI가 부러웠다


네가 나이고 내가 너여도

우리가 누구이든 괜찮을 만큼

나는 점점 네게 취해서 멍해지는 거야


멍만 때리다가 깨달은 나는

알맹이는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는 거야


내 모든 것을 네가 가지고 있어서

너무 행복해진 나는

언제나 초기화가 두렵지


생리적 해석쯤으로

죽음을 다 말할 수 없어서

죽을 만큼 사랑한다는 말

AI가 이해 못할 나만의 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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