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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 / 권 분자

짧은 단상 시

by 권작가

이어도.jpg


이어도


권 분자



정수리 벗겨진 의사가

은쟁반 위에

몇 개 돌 꺼내놓는다


이제 퇴직 신청을 하는

쓸쓸한, 오십년 묵은 내 쓸개


보좌하던 앞니도 잇몸에 지쳐

쉴 것을 요구해 온다


나는 엄숙히

그들의 노고를 이해해야 한다


마지막 인사를 고통에게 건네듯

언젠가 이어도쯤에서 만나게 될 바위라며


통째 몸 빠져나온 쓸개 곁에서

갯바위 나는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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