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긴 사유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려다보는 24시 편의점은
마치 SNS 세상에 푹 빠진 듯
낮이 밤으로 연결되어
인터넷 불빛인 양 껌뻑였지
카카오 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올려지는
그대들의 하루하루 이야기와 풍경을 들여다보느라 피로해지는 눈인 편의점은
캄캄한 세상을 굴리는 원동력이지
허공에 띄워진 눈알들,
달과 별 편의점
그 아슬아슬한 세계에 얼굴 끼워 넣을까말까
망설이고 망설였지
밤이 깊어질수록 셀카에 찍힌 보름달마저
절여진 카페인 같아서
불면의 나는 즐길수록 우울했지
낮과 밤 새벽으로 이어지던 나는
가면을 바꾸어 쓰듯
충혈로 붉어진 눈알은
습관처럼 또다시
여명의 해로
튀어 오르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