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긴 사유
짝사랑을 수없이 받아낸 몸이니
굽어지고 뒤틀려 있는 건 당연해
완벽한 비밀은 언제나 새벽 2시에 찾아오지
새벽이면 갑갑해지는 분첩을
누가 여는지 궁금했어?
부스스 일어나 안개 한 사발 들이켜 봐
긴장감에 짜릿함까지 느껴지는
둘만 아는 골목이 있다는 건
곤하게 자야할 시간에 홀로 깨어
미리 짜둔 경로대로
움직이는 장미의 발소리가 들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 애인이
빨간 하이힐 벗어 두 손에 들고
담을 넘어오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