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삐죽 내밀고 첫 울음 울던
은행나무는 나그네
맨홀 속을 기웃 거린다
연한 잎사귀 짙푸르러지다가
노랗게 몸 바래어가며
야광조끼 청소부의 푸대자루 기웃거린다
베란다 유리문이 가방을 둘러메는데
훌쩍 날아든 일탈의 욕망은
오후를 나그네로 봐주기나 할까
잎 진 은행나무 그늘아래서
솜사탕 든 엄마가 한 눈 파는 사이
은행알 집어 입에 넣는 아가도
알고 보면 나그네
서툰 발걸음 짓인데도
제 갈 길을 알고 있는
늦가을 바람도 나그네
내 정수리 열기 식히려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