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 권분자

by 권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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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권 분자



입 삐죽 내밀고 첫 울음 울던

은행나무는 나그네

맨홀 속을 기웃 거린다


연한 잎사귀 짙푸르러지다가

노랗게 몸 바래어가며

야광조끼 청소부의 푸대자루 기웃거린다


베란다 유리문이 가방을 둘러메는데

훌쩍 날아든 일탈의 욕망은

오후를 나그네로 봐주기나 할까


잎 진 은행나무 그늘아래서

솜사탕 든 엄마가 한 눈 파는 사이

은행알 집어 입에 넣는 아가도

알고 보면 나그네


서툰 발걸음 짓인데도

제 갈 길을 알고 있는

늦가을 바람도 나그네


내 정수리 열기 식히려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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